금융당국이 신용카드 결제대금이 엉뚱한 곳으로 입금되는 오류사태를 막기 위해 신용카드사의 가맹점 등록 시 카드 단말기에 가맹점번호 '수기입력 방식'을 원칙적으로 불허키로 했다.
또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승인·매입 대행사인 밴(VAN)사가 가맹점 단말기 교체 시에도 전산입력을 원칙으로 하고 수기입력 자체를 밴사가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사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삼성·현대·신한카드 등과 카드 입금오류 방지를 위한 대책협의를 하고 가맹점 단말기에 가맹점번호를 입력할 경우 단말기 내부에 저장된 단말기 ID, 사업자번호가 일치할 경우에만 결제 승인이 나도록 개선키로 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밴사가 가맹점 단말기를 설치할 경우 전산화된 최신 가맹점 데이터를 밴사에 하달하고 밴사는 이 데이터를 참고, 가맹점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이 마련됐는데도 단말기에 각종 데이터 입력을 담당하는 밴사가 원칙을 적용하지 않을 것에 대비, 전산입력 외에 수기입력은 할 수 없도록 카드사별 시스템에 맞춰 전산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카드사들은 전했다.
현재 대부분의 밴사는 전산 및 수기입력을 병행하고 있으며 특히 밴사 교체 때 단말기에 수기입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기입력 및 등록으로 입금오류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수기등록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겠다"며 "가맹점 단말기에 수기입력의 원칙적 불허와 함께 전산화로 시스템을 통일하면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입금오류 사고가 발생한 삼성카드 관계자는 "수기입력을 일체 금지시키고 전산으로만 단말기에 입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금명간 밴사에 업무연락이 갈 것이고 수기등록 자체가 안 되도록 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기입력의 경우 밴사가 바뀌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며 "밴사가 교체될 때도 전산으로 가맹점 데이터를 새 밴사에 전송,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는 한편 수기입력 자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도 "금감원에 새로운 가맹점 등록 때마다 밴사가 카드사에 가맹점 데이터를 요청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며 "단말기 ID와 사업자번호 등이 가맹점번호와 일치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2개 밴사의 경우 1개월 내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만 현재 12개의 밴사가 영업 중이기 때문에 일선 카드사와 밴사 간 시스템을 맞추려면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io@fnnews.com박인옥 김아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