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의 주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지분 24.7%를 해외에서 블록세일(대량매매)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도 일부를 유한책임사원(LP)들에게 매각한 뒤 일괄 청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대우건설이 해외 업체들에 넘어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8일 금호그룹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 4개 금호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24.7%를 해외에서 블록세일 등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대우건설 지분을 팔기로 하고 매각 대금은 4개 계열사의 영업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회사별 보유 지분 규모는 금호산업 14.61%, 금호타이어 4.40%, 금호석유화학 3.52%, 아시아나항공 2.20% 등이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분이 가장 많은 금호산업의 경우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이고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우리은행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매각 방식이 결정된 것은 아니며 해외 블록세일 방안은 여러 가지 매각 방안 중 초기 검토 방안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채권단 내부적으로 4개 금호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을 분산 매각하는 것보다 묶어 파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각 대상 지분 규모가 24.7%로 1조원 이상에 달해 국내보다 해외 매각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대우건설은 금호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을 블록세일을 통해 처분할 경우 해외 투자가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기업설명회(IR) 등을 추진해 올해 2·4분기께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산업은행도 자회사인 산업은행PE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0.75% 중에서 일부를 LP들에게 매각한 뒤 일괄 청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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