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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등 난치성 뇌질환 약물치료 길 열어

국내 연구진이 뇌종양 같은 난치성 뇌질환을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정성기 교수 연구팀이 뇌종양을 가진 생쥐에게 치료약물을 입으로 투여하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투여한 약물이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뇌종양을 지닌 질환동물모델에 관한 전문적 실험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남도현 교수팀과 함께 진행했다.

이번 성과는 약물치료의 불모지인 뇌종양에 치료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험에 쓰인 항암제 ‘파클리탁셀’은 뇌의 중추신경계로 외부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혈뇌장벽’에 막혀 단독으로 뇌까지 도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 교수팀은 소르비톨(당질의 일종)을 근간으로 개발한 약물전달체의 결합체를 치료약물과 합성시키는 데 성공, 뇌종양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정 교수는 “뇌종양 치료는 일반적으로 치료 약물이 혈뇌장벽이라는 특수한 보호체계를 뚫고 들어갈 수 없어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의존해 왔다”며 “이번 실험이 성공해 치명적인 뇌잘환도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기존 치료약물은 2% 정도만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뇌에 도달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분자수송체를 결합하면 투과율을 높일 수 있다”며 “다양한 뇌질환, 특히 알츠하이머, 헌팅턴병과 같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세기 프론티어사업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 연구결과는 영국화학회의 저널 ‘MedChemComm’ 인터넷판 2월 11일자에 게재됐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