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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OT 도중 추락사.. 세종대 ‘막가파식’ 신입생 환영회

사례 1. 지난달 20일 연세대 오리엔테이션(OT)에서 한 학생이 콘도 5층에서 실족, 추락사했다. 당초 신입생 환영회로 알려진 이 모임은 재학생 전공 진입 기념 OT로 전해졌다.

사례 2. 지난달 2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대학교 OT, 이래도 되는 건가요?’라는 글과 함께 남녀 학생들이 엉켜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사진 속 학생들이 세종대의 한 학과 신입생들로 선배들이 성적 수치심을 안겨주는 게임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올해 새학기가 시작되자 대학생들 행사 및 모임 등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어김없이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대학은 ‘막장 신입생 환영회’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아고라 게시판에 공개된 OT 사진을 보면 과자를 물고 누운 여학생 위에 남학생이 올라가 과자 먹기, 서로 부둥켜안은 채 떨어지지 않고 오래 버티기 등 성인영화를 방불케 하는 선정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일부 학생 및 관련자들은 유포된 사진이 신입생 환영회 사진이 아니라 조작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또 다른 학생들은 이 사건을 인정, 사과의 글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져 진실 여부는 베일에 가려 있다.

세종대 홍보실 측은 “문제의 사진은 세종대와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난 2일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조사 여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세종대 대학본부는 ‘대학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건을 접하게 돼 누구보다 당황스럽고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건에 대해 철저히 조사 중이고 학교 관계자 연루 사실이 드러날 경우 즉시 교수, 학생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결과 ‘막장 신입생 환영회’ 사진이 허위 혹은 과장된 것으로 입증돼도 학교 측이 입은 이미지 손상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 재학생 이모씨(22)는 “어쨌든 창피하다. 학교 측이 이 사건에 대응을 해도, 하지 않아도 무조건 국민에게 이상한 대학으로 여겨지지 않겠느냐”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근 연세대 재학생이 OT 중 콘도에서 추락사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세대 측은 “향후 모든 OT에 교수들이 참여해 안전지도 및 감시토록 요청했다”며 “기존에는 교수들도 1박2일 OT에 당일만 들렀다 귀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새학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천에 사는 전지연씨(50)는 “둘째 아들이 올해 대학 신입생이 됐는데 부모로서 차라리 ‘술 못 마십니다’라는 간판을 들고 모임에 나가라는 말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걱정된다”며 “억지로 이상한 행동이나 술을 강요하는 선배들에게 벌점 부과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3일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는 대학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지나친 음주로 학생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에 대해 피해자나 가족 위임을 받아 공익 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방협회 이복근 사무총장은 “매년 일어나는 사고를 조금이라도 예방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단순한 공감이 아닌 강력한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오는 18일 대학생 음주문제 관련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