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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리더에게 듣는다] 끝·(7) 리처드 새먼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소장

▲ 사진=박범준기자
"기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재사용 에너지 개발을 성공시킬 것으로 봅니다." 리처드 새먼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소장은 재사용에너지 등 녹색에너지 개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일본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세계 각국의 원전건설 계획에 큰 타격을 가했지만 이 사고를 계기로 사람들이 대체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는 것이다.

GGGI는 지난해 6월 우리나라 주도로 출범해 서울에 설치됐다. 녹색성장을 위한 개발지원이 목적이며 2012년부터 우리나라 주도 최초의 국제기구로서 기능하게 된다. 리처드 새먼스 GGGI 소장은 "GGGI는 녹색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세계 기후 변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이 연구소의 미래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이는 국제 사회에서 처음 시도되는 접근방식으로 GGGI가 선도적인 국제 기구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먼스 소장은 또 "최고 수준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국가별 집중분석을 통해 각 국가가 녹색성장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원하는 국가에 녹색성장 계획을 수립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GGGI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현재 GGGI의 현주소에 대해서는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녹색성장 전략에 대해 GGGI에 자문을 하고 있으며 파트너십을 맺길 원하는 국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2012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국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광우 카이스트 교수와 새먼스 소장의 일문일답.

<대담=박광우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녹색금융 MBA 책임교수>

―지난해 GGGI가 출범하게 된 배경과 출범 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GGGI는 한국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출범했다. 몇 해 전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경제의 발전전략을 '녹색성장'으로 정하면서 녹색성장은 모든 경제활동과 조직원칙에서 매우 중요한 관점이 됐다. GGGI는 국제 간 경제·환경 정책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설립됐다. 또 새로운 글로벌 경제 성장 모델이 필요한 때에 연구소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는 녹색성장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요소들을 집대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GGGI와 함께 일하길 원한다. 더불어 이들 국가들은 환경 지속가능성에 관한 고려사항과 실질적으로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정밀한 경제성장 전략을 위한 조언을 GGGI에 구하고 있다.

―GGGI가 2011년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계획은 무엇이고 더 나아가 GGGI의 미래 목표는 무엇인가.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브라질 정부와 함께 녹색성장 전략을 발전 시켜나가는 것이 올해 가장 중요한 계획이다. 세 국가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는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집중적인 분석을 해 나갈 것이다. 또 GGGI는 이들 세 국가가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처럼 다른 국가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GGGI는 필요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고 수준의 전문지식과 분석으로 각국이 제시하는 계획의 진행을 도울 것이다. 최고의 능력과 사고, 분석을 앞세워 각 국가에 맞는 지원책을 내 놓는 것이 GGGI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자 목표라고 생각한다. 이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녹색성장의 새로운 접근법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겨냥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경제 비전으로 제시했다. 다른 나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이미 GGG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세 국가가 연구소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녹색성장연구소의 초기 모델을 잘 구축했기에 많은 국가들이 참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 아랍에미리트연합, 일본 정부도 GGGI에 대한 재정적·인력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 독일과 영국, 몇몇 국가의 정부와 GGGI 참여에 대한 논의를 갖기도 했다. 아직 많은 국가들과 경제학자들이 녹색성장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GGGI는 과거와 다른 접근법으로 경제 발전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이뤄내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박광우 카이스트 교수 /사진=박범준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제1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7)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COP17은 녹색성장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열릴 협약들의 기본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특히 한국 정부의 녹색성장에 대한 인상적이고 외교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2012년 당사국 총회 개최국이 될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교토의정서에 정해진 일본의 역할이 바뀔 것으로 보나.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아직 지진이 일본을 강타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우선 일본 정부에 재평가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참여와 리더십 관점에서 교토의정서에서 정해진 규약은 확고부동한 약속이란 사실이다. 일본이 에너지 효율면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 중 하나란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당분간은 일본이 국가 내부 문제에만 신경 쓰겠지만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본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건이 원자력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나.

▲그렇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이미 원자력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는 사람들이 대체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더 많은 에너지 자원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재사용 에너지 발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에너지 개발은 인류에게 깊은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술만이 이 문제를 극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기술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재사용 에너지 개발을 성공시킬 것으로 본다.

/정리〓longss@fnnews.com성초롱기자

■리처드 새먼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소장은 현재 기후정보공개표준위원회 의장과 미국 진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새먼스 소장은 2001년부터 10년간 세계경제포럼(WEF) 부회장을 역임했고 1000개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구성된 비영리 스위스 단체의 상무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1999년에는 미국 백악관 대외경제정책 특별보좌관에 임명돼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보좌관으로 3년간 재직했다.

1996∼1998년까지는 미국 상원 민주당 대표 토마스 대슐 경제정책자문관직을 맡았고, 1993∼1996년에는 미국 경쟁력정책위원회 부국장을, 1992∼1993년에는 미국 국제 관계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모두의 비즈니스:보다 상호 의존적인 세계에서의 국제 협력 강화'란 논문을 2010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해 학식을 인정받기도 했다. 새먼스 소장은 미국 터프트 대학교를 졸업한 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