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구름 이름 아는 것 있니?"
"구름이요? 흰 구름, 뭉게구름, 양떼구름 정도요. 아! 뜬구름도 구름인가요?"
"구름마다 모양이 다르듯 이름도 다르단다. 19세기 초 영국의 기상학자 루크 하워드는 구름마다 새로운 이름을 지어 줬지. 털처럼 생긴 구름은 털구름, 큰 덩어리로 뭉쳐 있는 구름은 쌘구름, 층층이 겹쳐 있는 구름은 층구름이라고 불렀지. 구름이 변하면서 두 가지 모양을 동시에 지니면 두 이름을 섞어 불렀어. 보풀 같은 구름이 큰 무리를 짓고 있으면 털쌘구름이라고 부르는 식이지.
1803년 하워드가 자신의 구름 분류법을 발표하자 과학계는 깜짝 놀랐어. 오늘날 세계기상기구(WMO)는 구름의 높이에 따라 10가지 유형을 정했어. 높이 5∼13㎞에 있는 상층운은 털구름, 털쌘구름, 털층구름으로 나눴지. 2∼7㎞ 높이에 있는 중층운에는 높쌘구름, 높층구름, 비층구름이 있어. 2㎞ 밑에는 층쌘구름과 층구름이 있지. 수직으로 높게 발달하는 구름도 있어. 쌘구름은 500m에서 최고 13㎞까지 펼쳐지고, 적란운이라고 불리는 쌘비구름은 5∼20㎞에 걸쳐 있단다."
"우와! 대단해요. 그럼 구름의 모양은 왜 서로 다를까요?"
"일반적으로 구름은 땅과 바다에서 태양열을 받아 데워진 공기가 상승하며 생긴단다.
이때 공기가 천천히 올라가면 층구름이 되지. 때마침 바람이 불어서 산을 따라 급하게 올라가면 쌘구름이 만들어져. 하늘로 올라간 구름은 바람에 따라 흩어지거나 구름 속 물방울이 퍼지는 성질 때문에 다양한 모양으로 바뀐단다.그럼 10가지 구름의 모양을 설명해줄게. 먼저 상층운. 털구름(권운)은 털실이나 좁은 띠 모양으로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 털쌘구름(권적운)은 비늘이나 잔물결 모양의 작은 구름이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어서 비늘구름이라는 별명에 딱 맞아. 털층구름(권층운)은 흰색 천처럼 엷고 넓게 펼쳐진 구름으로 면사포구름이라고도 불린단다.
중층운에 있는 높쌘구름(고적운)은 양떼구름이라는 별명처럼 흰색이나 회색의 작은 구름 덩어리가 양떼처럼 모여 있어. 높층구름(고층운)은 하늘 전체를 고루 덮고 있으며 무늬가 없는 경우가 많아. 비층구름(난층운)은 두껍고 어두운 회색 구름으로 비나 눈을 부르기 때문에 비구름이라고도 불려.
다음은 하층운. 층쌘구름(층적운)은 엷은 판이 롤처럼 말린 모양으로 가장 흔한 구름이야. 층구름(층운)은 가장 낮은 구름으로 안개구름이라고도 불리지. 수직으로 발달하는 구름 중 쌘구름(적운)은 맑은 하늘에 기온이 높고 습한 공기가 뭉게뭉게 솟아올라 생기는 구름이지. 쌘비구름(적란운)은 눈 덮인 높은 산처럼 생겨 아랫부분이 어둡고 소나기를 동반하기 때문에 천둥구름이라고도 한단다."
"모양 말고 구름의 높이를 알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있지! 소리가 도움을 줄 수 있어. 구름 사이로 비행기가 보이면 8㎞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돼. 국내선 비행기는 8㎞ 정도 높이로 날기 때문이야. 혹시 비행기 소리만 들리고 비행기가 보이지 않는다면 구름이 비행기보다 낮게 있다는 뜻이야. 하층운이나 중층운일 가능성이 높겠지."
"아빤 정말 구름 도사네요. 저 이제 구름 보러 갈래요."
"그래, 앞으로는 모양을 보고 구름의 이름을 정확하게 불러주렴. 이름을 불러주면 구름은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 거야."
<이 글은 구름에 관한 아빠와 딸의 가상대화입니다>
/글 : 이재웅 과학칼럼니스트,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리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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