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학교 주변에서는 멀티방(노래방ㆍPC방ㆍ비디오방의 기능을 합쳐놓은 곳) 영업이 제한되지만 대학교 주변에서는 운영이 가능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심준보 부장판사)는 최모씨가 ‘대학교 주변의 멀티방 영업을 허가해달라’며 자치구 교육청을 상대로 낸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금지행위 및 시설금지 해제신청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화구역 내 금지시설이 학생들의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는지는 해당 학교의 학생들을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막연히 주변의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처분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준이 되는 학교가 대학교로 학생 대부분이 성인인 점과 학교의 총장이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학습환경 보호의 이익이 크지 않다”며 “교육청의 처분은 재량권 행사에 중대한 흠이 있어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서울시내 한 대학교의 경계선으로부터 56m 떨어진 건물의 지하 1층에 245.37㎡ 규모의 멀티방을 설치하고자 지난해 6월 관할 자치구 교육청에 ‘금지행위 해제’ 신청을 냈다.
그러나 교육청이 심의를 거쳐 ‘멀티방은 초ㆍ중ㆍ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유치원생, 대학생에게도 유해한 시설이므로 금지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이를 거부하자 최씨는 서울시교육청에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이마저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법상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이내의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서는 제한상영관 등의 설치가 금지되며, 이 가운데 출입문으로부터 50m 이내의 ‘절대정화구역’을 제외한 ‘상대정화구역’에서는 학습과 학교보건위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인정될 경우 일부 시설에 한해 교육당국이 금지를 해제할 수 있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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