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나 정서상태가 불안한 기분장애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기분(정동·情動) 장애 관련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2006∼2010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여성 진료환자가 46만9453명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5년간 증가율도 여성(3.4%)이 남성(1.9%)보다 높았다.
이처럼 여성들이 남성보다 정서가 불안한 데는 임신·출산 등 남녀 간의 차이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선규 교수(정신과)는 "나라와 문화에 상관없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우울증이 두 배 이상 흔하다"며 "이런 남녀 차이는 호르몬, 임신·출산,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특히 우울증은 남녀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기분장애로 진료받은 전체 환자 중 남성의 74%, 여성의 79%가 우울증을 앓았다.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 추이를 보더라도 우울증은 2006년 959명에서 2010년 1081명으로 122명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조울증이 86명에서 108명으로 22명 늘고 순환기분장애 등 다른 기분장애가 235명에서 29명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현상이다.
기분장애는 치료를 방치하거나 중단할 경우 더 큰 불행을 초래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이다. 자살 위험이 있는 경우 반드시 안전병동에 입원하거나 보호자가 24시간 지켜볼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며 "충분히 치료하지 않고 그만두면 다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계획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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