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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피부병 때문에도 생긴다

관절염은 흔히 노화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노화'와는 전혀 상관없이 성병이나 피부병과 더 관련이 깊은 관절염도 있다. 그것을 '감염성 관절염'이라 말한다. 젊다고 관절염의 안전지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안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김형식 원장은 11일 "감염성 관절염은 상부 호흡기나 비뇨기 감염 같은 몸의 다른 부위의 감염으로 인해 관절 부위에서도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다. 몸의 다른 부위에 감염이 생기고 이에 대한 백혈구의 과도 반응으로 몸의 이곳 저곳에 염증이 생기는데 관절에 생기는 경우도 흔하고 류머티즘 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클라미디아균은 성병을 일으키는 균이지만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후에 2차로 '반응성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반응성 관절염은 성관계나 음식 조리 과정 중에 박테리아에 노출돼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대개 관절염과 허리통증을 심하게 느끼게 된다.

자가면역 이상으로 피부건선이 생긴 경우에도 관절까지 침투해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선환자 중 약 10%는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관절에서 붓거나 열이 나며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건선으로 인한 관절염은 10대 청소년들에게도 생길 수 있는데 성장통과 증상이 비슷해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감염성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보다 류머티즘 관절염에 가까운 특징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주로 체중이 부하되는 무릎관절에 많이 발생하는데 비해 감염성 관절염들은 손목 손가락, 무릎, 척추까지 다양한 관절에서 나타난다. 손가락 관절이 뻣뻣해지거나 소시지 모양으로 부풀어 오르는 등 변화가 급격히 나타난다. 또한 관절이 붓거나 뜨거워지는 증상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도 계속 느껴진다.

더불어 감염성 관절염은 질환과 관절염이 동시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전신에서 발열이나 오한이 발생하기도 하고 피부염증이나 전립선염, 결막염이나 포도막염 같은 눈, 피부, 요도의 염증이 나타나면서 관절통이 생기게 된다.

감염성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보다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서서히 관절이 붙어가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건선 관절염이나 반응성 관절염은 관절의 파괴 속도가 빠른 경우가 많아 증상이 나타났다면 바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성 관절염이 의심될 때는 관절액 분석을 통해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 박테리아를 분석해 박테리아에 맞게 항생제 처방을 하게 된다. 혹은 관절 부위에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관절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관절 내시경을 통한 관절 활액을 제거하는 하는 시술이 있다.

감염성 관절염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은 △관절에 다른 질환(통풍·가성통풍)을 앓고 있거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경우 △질병이나 몸의 상태가 악화되면서 피부에 상처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 △당뇨나 신장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면역억제제를 맞고 있는 경우 등이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