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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법조인] 법무법인 황소 김숙희 변호사

"내게 왜 이렇게 힘든 일이 생기는 걸까. 연습이야. 더 큰 일을 이루기 위한 연습!"

화가가 꿈이었던 여중생을 어엿한 법조인으로 만든 '주문'이다.

법무법인 황소의 김숙희 변호사(사법연수원 39기·사진)는 중학교까지 남다른 미술 실력으로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개인 레슨을 받기 어려웠지만 그의 가능성을 일찍 발견한 중학교 미술 교사가 개인 레슨을 맡았다. 그러나 재료비도 그에게는 부담이었다.

김 변호사는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꼼꼼하고 성실한 성격 등으로 당시 선망의 대상인 주식회사 대상(옛 미원통상)에 입사했다.

그는 회사에서도 인정받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했지만 주변의 만류에도 6년 만에 퇴사,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처음에는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청소년 상담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 법학을 공부했다.

자신이 청소년 시절 하고 싶었던 것을 이루지 못한 점, 어떤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진학상담 및 심리 상담 필요성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라고.

법 공부에 재미를 느낀 김 변호사는 간접적인 도움보다 법조인이 돼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늦게 시작한 공부다 보니 주변 만류에 다시 한 번 부딪히게 됐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꿈을 접을 수 없었다.

처음으로 본 사법시험 1차시험에서 고득점으로 통과하는 등 금방 꿈을 이룰 것 같았지만 체력 조절 실패로 몸에 탈이 나 2차 시험에 떨어지는 등 시련은 계속됐고 슬럼프까지 찾아왔다.

김 변호사는 고시 공부 7년여 만에 마침내 법조인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토익시험이 새로운 사법시험 자격으로 추가돼 곤란을 겪기도 했다.

상고 출신인 그의 영어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 수개월 동안 사시 제한 점수를 넘지 못하는 등 고난도 많았다.

김 변호사는 "꿈을 이룰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초조한 마음에 슬럼프가 온 것 같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꿈이 있다면 스스로 초조해 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어렵게 법조인의 꿈을 이룬 김 변호사는 공익적인 일들을 맡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그는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청년변호사특위 공익분과위원장으로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연대해 공익 소송인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경실련의 시민권익센터에서 소비자 생활 불편을 위해 일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서울 성동 노인복지관에서 무료 법률 상담을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60∼80대 노인분들도 노후자금, 상속 문제 등 법적인 조언이 많이 필요하지만 법률 상담을 받을 기회가 적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연수원 교육을 받았는데 당연히 많은 분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fnchoisw@fnnews.com최순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