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호서전문학교는 12년간 취업률이 100%에 달하고 있어요."
국내 최대 규모 전문학교(테크니컬 칼리지)인 서울호서전문학교 이운희 학장(4년제 대학 총장급)은 최근 본지와 서울 등촌동 소재 학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안되니 직업전문학교에 대한 관심이 최근 커지고 있다"면서 "실습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서울호서전문학교는 군 입대와 대학원 진학을 뺀 순수한 취업률이 1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취업을 특화한 전문학교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대학 학위까지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낼 수 있다. 서울호서전문학교의 교육은 실무와 이론이 평균 7대 3 비율로 구성됐다. 이런 이유로 정규 대학을 다니다가 취업을 위해 전문학교로 다시 입학하는 학생도 나오고 있다. 이 학장은 "전문대학을 다니거나 4년제 대학을 중퇴한 학생들이 서울호서전문학교로 다시 입학해 다니는 수가 200여명이 됐다"면서 "대학이 적성에 안맞거나 취업을 위해서 들어온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호서전문학교를 졸업하고 4년제 대학교의 대학원으로 입학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호서전문학교는 현재 3500명이 재학 중이다. 지난 1993년 700여명에서 출발해 5배 정도 학생 규모가 늘어 국내 최대 수준의 전문학교로 손꼽힌다. 지방의 웬만한 대학 이상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 인가를 받지만 취업이 목적인 전문학교는 고용노동부 승인을 받는다. 또 전문학교는 교과부 산하의 평생교육원을 통한 학점은행 감독을 받고 있다. 서울호서전문학교는 신입생을 모집할 때 입학시험이 아닌 적성검사를 하고 졸업 논문 대신 전교생이 졸업작품을 낸다. 취업을 위한 실무 중심 교육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학장은 "신은 인간에게 한 가지씩은 꼭 어떤 잠재된 '달란트(재능)'를 준다. 그 재능을 키워주는 게 전문학교의 목적"이라며 "학생들이 공부하는 목적이 뚜렷하고, 좋아서 하다 보니 밤을 새워 공부한다. 무조전 공부만 하라고 하지 말고 잠재력을 끌어내 줄 수 있는 식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대학 규모의 전문학교는 국내에 60여개 정도다. 이들은 사단법인 평생교육학점은행제기관협의회 모임을 통해 협력을 하고 있다. 또 중소 전문학교까지 다 합쳐서 직업전문학교 협회가 별도로 있다. 하지만 전문학교에 대한 혜택은 아직 전문대학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기술 교육을 중시하는 특수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에는 훨씬 못 미친다. 다만 전문학교 남자 재학생의 경우 그동안 군대 입영연기 혜택이 없었지만 이달부터 겨우 입영연기가 간신히 가능해졌다.
이 학장은 "독일 등 해외에선 전문학교가 '테크니컬 칼리지'로 불린다.
유럽은 간판보다는 능력 위주로 바뀌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 전문대학(단기대학)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문학교는 상당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 전문학교는 전문대학과 달리 교육법에 의한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이 안된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