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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벌 머독, 신뢰성 바닥으로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신뢰성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뉴스코퍼레이션의 회장 루퍼트 머독이 자회사인 뉴스오브더월드의 도청 사건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제이 로쉬는 “머독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면 그는 최고경영자(CEO)로서 형편없이 일한 것”이라며 “이사회는 그를 다른 사람과 교체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날 머독과 그의 아들 제임스 머독은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뉴스오브더월드가 경찰에 뇌물을 주고 전화 도청을 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미 다트머스대학교의 교수 시드니 핀켈스타인도 머독의 증언은 그의 리더십과 판단력에 대해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핀켈스타인은 머독의 이사회 투표권의 지분 40%이기 때문에 축출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번 도청 사건으로 결국엔 머독이 스스로 사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일대학교 비즈니스스쿨 교수 제프리 소넨펠드는 머독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경영 관리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영국 문화 장관 제레미 헌트는 이날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어제 받은 인상은 윗사람들 모르게 잘못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는 것”이라며 “이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살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머독의 증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머독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 회사가 받을 수 있는 즉각적인 충격을 줄였다는 평가다.


뉴스코퍼레이션의 외부 인물 중 이사회의 투표권이 가장 많은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는 머독의 리더십을 지지했다.

그는 머독의 증언에 대해 “지금은 폐간된 뉴스오브더월드에서 발생한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을 다루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의 주가는 지난 이틀 동안 6.4% 올라 이날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주당 15.93달러(약 1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bemodest@fnnews.com이효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