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에도 꼭 쌀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에 위치한 한길봉사회 무료급식소를 찾은 농협 김태영 신용대표. 그는 이날 지역독거노인 300여명을 대상으로한 급식 자원봉사활동에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농협이 전개하고 있는 '행복채움 캠페인'에서다. 그는 "맛있게 밥을 드시는 노인네분들을 마주하니 안타깝기도 하고, 부모님 생각이 나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이분들에게 밥을 충분히 드실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나씩 봉사활동에 참가하다보니 김 대표가 매월 참가하는 봉사활동은 서너개로 늘었다. 김 대표는 "나눔의 기쁨을 전파하는 행보를 멈추지 않을 작정"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원래 금융권에서 사회공헌활동이 가장 많다. 그런데 올해 창립 50주년이란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같이의 가치'를 내세운 농협의 나눔 행보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농협은 인간으로 치면 하늘의 이치와 땅의 소리를 알고 자신의 길을 살필 줄 아는 지혜가 생긴다는 '지천명'을 맞았다. 올해는 특히 20년을 넘게 끌어 온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새로운 농협으로 태어나는 의미있는 해이기도 하다. 농협의 사회공헌활동이 한층 성숙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농협의 활동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충분히 지원효과가 있는 사업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만성신부전으로 아무런 희망없이 힘든 나날을 보내 온 유미래 어린이(11·인천·가명)는 투석비용과 향후 수술비 일체를 농협으로부터 지원받아 새생명을 얻었다. 농협이 지난 1995년 6월부터 객장에 비치한 모금함을 통해 16년째 이어오고 있는 '거래고객 동전모으기 사업'으로 마련된 기금이 유미래 어린이를 살린 것. 현재까지 264명의 신장병 환자에게 7억6000만원의 수술비 및 투석비를 지원했다.
농협의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장학사업 △문화증진 사업 △서민금융 지원 등 세가지다. 그중에서도 장학사업은 농협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이다. 특히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설립한 '농협장학관'은 농촌지역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연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최신식 건물에 월 15만원만 부담하면 생활이 가능하다. 이 사업은 농촌 출신 학생들의 주거문제와 함께 경제적 부담을 대폭 경감시킨 대표적 사회공헌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농촌 출신 대학생 120여명을 대상으로 해외역사체험 견학행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진 창의적으로 적극적인 인재양성이 목적이다.
전국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지식과 정서 함양을 위해서 도서보내기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지난 2008년 초등학교 6206개교, 중·고교 300여개를 시작으로 2009∼2010년에는 전국 6229개의 초등학교에 어린이 잡지 및 추천도서를 기증했다. 저소득층과 빈곤층 청소년을 위해 희망 공부방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국 3010개 공부방에 교육용 기자재와 학용품, 책자 등을 지원했다. 농협 관계자는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불우이웃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toadk@fnnews.com김주형기자
■사진설명=김태영 농협 신용대표이사(봉사자 중 앞에서 첫번째)가 지난달 29일 임직원 20여명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에 위치한 무료급식소에서 지역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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