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여종업원, 주부 등을 상대로 사기 도박판을 벌여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이모씨(57) 등 4명을 구속하고 한모씨(48)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 일대 오피스텔과 빌라에서 ‘바둑이’와 ‘훌라’ 도박을 하면서 특수제작된 콘택트렌즈를 착용, 유흥업소 여종업원과 주부 등 22명에게서 10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카드 뒷면에 형광물질을 발라 특수렌즈를 착용하면 패가 보이도록 제작된 일명 ‘첵카드’로 도박판을 벌여 상대방의 패를 읽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손과 카드 사이의 거리, 주먹 동작, 특정한 카드를 지칭하는 은어인 속칭 ‘말캉’을 이용, 게임에 이기는데 필요한 패를 서로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총책인 ‘설계사’와 특수렌즈 등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선수’, 자금책역할을 하는 ‘꽁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을 공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의 사기 도박으로 한 30대 여종업원은 하루 6000만원을 잃는 등 2008년 초부터 2년여에 걸쳐 2억원을 뜯기고 1억원의 도박빚을 지게 되자 지난해 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 여종업원이 많이 사는 강남 지역에서 도박판을 벌이면서도 단속을 피하려고 10번이나 자리를 옮겨다녔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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