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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미분양상가 담보로 대출받아도 배임죄 안돼"

상가를 분양하는 사람이 자금 조달을 위해 미분양 상가를 대출 담보로 제공했더라도 대출금을 순조롭게 갚았다면 업무상 배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미분양 상가를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피해를 끼치고 자금을 챙긴 행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 배임ㆍ횡령)로 기소된 T사 대표 고모씨(48)와 S사 대표 등 4명에 대해 무죄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상가건물 분양자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상가를 담보를 걸어 분양대금을 지급토록 한 경우 수분양자가 대금을 갚을 가능성이 확실하고 1년 이내에 대출 원리금 전액이 상환됐다면 대표이사 등에게 임무위반 인식이 있었다고 볼수도 없고 분양자가 담보 제공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볼수도 없다”면서 “원심은 당시 대출과정에서 분양자인 S사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는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고, 이는 논리와 경험칙에 반해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모씨 등 S사 관계자들은 지난 2004년 10월경 천안시 두정동에 7층규모의 상가건물인 S프라자를 신축해 분양키로 하고 이 건물의 4~6층을 극장용으로 쓰기 위해 T사를 설립해 S사로부터 96억원을 내기로 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T사측은 극장용 시설 등을 설치하다 공사업체에 지급할 돈이 없어 한국상호저축은행에 74억원을 대출받고 S사 소유의 미분양 상가 54개(분양가 기준 합계 184억원)를 담보로 제공받고, 이 건물 3층 상가 190㎡를 무상으로 임대해 사용토록 해 업무상 배임ㆍ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1ㆍ2심 재판부는 “T사가 실제로 대출된 금액 중 신탁등기비용 등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모두 S사의 통장으로 입금한 점 등을 볼때 S사에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죄판결했다.

/ksh@fnnews.com 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