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여러 화학 물질이나 세포 등을 자유자재로 섞어 다양한 기능의 실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거미가 거미줄을 만드는 것과 유사한 이 기술로 인해 100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내의 극세사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이상훈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 유체칩을 만들어 컴퓨터 제어기술로 마이크로 크기의 극세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극세사 위에 다양한 화학적 물질을 마이크로 단위로 만들 수 있으며 요철이나 물결 모양 무늬 등을 연속적으로 조각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다양한 세포(간세포·섬유세포·신경세포 등)들을 극세사 안팎에 심어 복잡한 구조의 바이오 인공장기와 손상된 신경 재생을 위한 기반 기술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은 기존의 방법과 달리 제작 공정이 매우 간단하고 열, 압력 등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며 "마이크로 단위로 다양한 물질이나 패턴 등을 부호화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세포로 코딩된 섬유로 장기를 만들 경우 간, 신경계 및 근육 등 복잡한 인공장기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과학 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 9월 5일자에 게재됐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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