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저신용 서민층의 가계대출 잔액은 오히려 줄어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에게 제출한 한국신용정보(NICE) 자료에 따르면 저신용층으로 분류되는 7∼10 등급자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24조2000억원으로 총가계대출(895조1000억원)의 13.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말에 비해 가계대출 잔액은 11조7800억원, 대출비중은 2.1%포인트 각각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계대출은 838조4200억원에서 895조1000억원으로 46조680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확대 경쟁 속에서도 저신용 서민층에 대한 대출은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돈 빌리기가 힘들어진 저신용 서민층은 사금융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금융회사들이 위험수위에 이른 가계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저신용 서민층에 대한 대출을 더욱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등 정책금융상품을 통해 서민들의 대출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햇살론 전환대출 한도를 1인당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소득증빙이 쉽지 않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햇살론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 대신 종합신용평가모형을 이용해 대출금액을 심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선 창구에서 햇살론을 적극 취급하도록 현행 85%인 보증지원 비율을 95%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금융상품만으로는 서민들의 대출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햇살론이 출시된 지 1년 만에 1조7000억원이 넘게 팔렸지만 저신용층의 대출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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