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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질환 방치땐 불임 조기치료 중요해요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여기서 만든 호르몬은 체온 유지 및 성장과 혈압 조절 등 각종 체내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갑상선 호르몬 분비량에 따라 증상은 크게 엇갈린다.

갑상선 호르몬 과다 분비로 인한 기능항진증은 △음식은 많이 먹는데 체중은 줄어든다 △더위에 약해진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진다 △대변 횟수가 늘어난다 △가슴이 아픈 느낌이 있고 숨이 차다 △손이 떨리고 근육 마비가 오기도 한다 등이다.

반대로 기능저하증은 △많이 먹지 않아도 갑자기 체중이 늘어난다 △항상 피곤하고 기분이 우울하다 △생리 양이 늘고 기간이 길어졌다 △피부가 건조하고 다리와 얼굴이 잘 붓는다 △목소리가 자주 쉰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유비스병원 내과 공경택 부장은 19일 "갑상선 질환은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며 "작은 증상이라도 의심이 될 때는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상담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갑상선 질환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2∼2009년 갑상선 기능저하증 환자는 2002년 12만8000명에서 2009년 28만9000명으로 2.3배,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17만3000명에서 23만3000명으로 1.4배가량 늘었다.

■가임기 여성 방치하면 불임

우리나라 갑상선기능항진증의 80∼90%는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이는 갑상선 자극 물질이 끊임없이 갑상선을 자극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병으로 20∼50세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체력 소모가 심해져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잘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 또 더위를 잘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쉽게 가빠진다. 갑상선이 눈에 띌 정도로 커지며 안구가 돌출되고 눈꺼풀이 붓고 결막에 충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갑상선의 일부 또는 전부가 파괴됐을 때, 만성 갑상선염(하시모토병)이 있을 때 흔히 발병한다. 만성 갑상선염은 갑상선에 원인불명의 염증이 생겨 조직이 손상되면서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저하증이 있으면 얼굴이 붓고 나른하며 의욕이 없고 기억력이 감퇴된다. 섭취량에 비해 체중이 증가하고 피부가 누렇게 되고 한 여름에도 추위를 쉽게 느낀다. 장기간 방치 시 생리불순, 무월경 등으로 인한 불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갑상선결절은 갑상선 세포 과증식으로 조직의 어느 한 부위가 커져서 결절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암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음파를 보면서 주사기로 결절 세포를 뽑아 검사하는 갑상선세침흡인검사로 판단 가능하다. 대부분의 갑상선결절은 증상이 없지만 결절이 큰 경우 식도나 기도를 압박해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갑상선암은 혹이 수개월 사이 비교적 빨리 커지게 된다.

■기능이상은 약물 치료 필요해

갑상선질환은 오래 방치하면 안구돌출, 시력저하, 심장기능 이상 등의 전신 증상뿐 아니라 가임기 여성의 경우 불임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혈액검사로 진단 가능한 기능항진증과 저하증은 호르몬 생성을 억제·보충하는 약물치료와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진다. 항진증은 대부분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항갑상선제를 투여한다. 투여 후 2주 정도가 되면 효과가 나타나고 4∼6주 정도 지나면 정상기능이 되는데 이때부터 양을 서서히 줄여 최소량 유지요법으로 치료한다. 약물 반응이 없거나 갑상선 비대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저하증은 호르몬제제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소량으로 시작해 점차 양을 늘리는데 호르몬 수치가 안정될 때까지 4∼6주 간격으로 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 시 철분제나 칼슘약, 제산제 등은 호르몬제제 흡수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동시 복용은 피해야 한다.

갑상선 결절은 대부분 기능 이상과는 관련 없으며 초음파로 진단한다.
대부분의 결절은 양성이며 인체에 해가 없어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5∼10% 정도는 악성종양(암)으로 발견된다.

갑상선 질환은 치료기간이 길고 치료 후 재발 확률이 높아 치료와 함께 꾸준히 자기관리를 하고 정기적인 갑상선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불소 섭취를 피하고 환경오염 물질을 차단하고 셀레늄을 섭취하며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