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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불효는 高大 입학?"...고연전 과열

“최고의 불효는 고려대 입학입니다”(연세대 응원단의 고ㆍ연전 응원 현수막 문구)

23일 고ㆍ연전(연고전) 개막에 앞서 두 학교 응원단이 사전 제작한 현수막 응원 경쟁이 실제 경기보다 더 불꽃을 튀기고 있다. 이중 연세대 응원단이 서울 신촌 대학로 거리에 내건 고ㆍ연전 대비 응원 현수막 문구들이 고려대를 비방하는 듯한 내용이 적지 않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연세대 응원단은 신촌 대학로 거리에 고ㆍ연전 대비 응원 현수막 수십개를 내걸어 놓고 치열한 홍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응원 구호는 “고려대 그대로 K.O.” “아낌없이 지는 고대” “고대는 N극, 패배는 S극” “최고의 불효는 고려대 입학입니다” 등 고려대의 기를 꺾어 놓기 위한 문구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두고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귀여운 표현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도를 지나친 자유분방함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연세대 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응원 현수막이 약간 과도한 표현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경쟁심에서 나온 것으로, 순수한 시선으로 지켜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한 쪽 응원단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두 학교 학생간에는 이해할 수준이라는 게 학생들의 생각이다. 그동안 상대편 고려대 응원단의 연세대를 향한 도를 넘치는 응원문구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22일 ‘최고의 불효는 고려대 입학입니다’라는 연세대 응원단의 응원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서울 신촌 대학가에 걸려 있다. 이밖에 ‘가을은 천한 고대가 마비되는 천고마비의 계절’ 등 고려대를 견제하는 각종 연세대 학생들의 구호를 담은 현수막 수십장도 걸렸다.

반면 이번에 연세대 응원단이 내건 응원문구 중 호남을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의 문장이 논란이 되자 즉각 현수막을 철거한 사건이 벌어져 학생들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신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박모씨(45)는 “매년 연ㆍ고전 때마다 두 학교 학생들이 과열한 경쟁을 하다보니 몸싸움으로 번지는 일도 간혹 있었다”면서 “올해는 그런 모습이 없었으면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대학 축구감독이 심판 매수라는 극단적인 유혹에 빠지는 일이 벌어진 적도 있다. 하지만 ‘신촌골 독수리’ 연세대와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는 국내 사학을 대표하는 학교일뿐 만 아니라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 낸 대학 스포츠계의 전통적인 라이벌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아직 많다.

▲23일 시작되는 연고전을 앞두고 양교간 응원문구 신경전이 치열하다. '고대 순순히 돌아가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응원문구가 신촌대학가에 내걸렸다.

지난 1927년 축구로 시작된 두 학교의 정기 고연전은 1965년 축구ㆍ야구ㆍ농구ㆍ럭비ㆍ아이스하키 등 5개 종목으로 정해진 이후 올해로 41회째를 맞이한다. 첫날인 23일 잠실야구장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각 종목 경기와 응원전이 펼쳐진다. 역대 종합 성적은 연세대가 18승 8무 14패로 고려대에 앞서고 있지만 백중세라는 평가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