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나경원 “병역 피하려고 만13세때 입양” 박원순 “한나라당 10년 市政 반성해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10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안보관이나 서울시 정책 등에서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며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먼저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상임집행위원장을 지낸 참여연대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유엔에 보냈다"며 박 후보의 안보관을 파고들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저는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다"며 "그러나 정부를 신뢰 못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왜 정부가 신뢰를 잃었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정책에 대한 공방도 뜨거웠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서울시 부채감축 계획을 내놨는데 재산임대수입을 어떻게 올리고 국세청 소관인 체납액을 어디서 걷어오겠다는 말이냐"고 실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는 "지방세 중 서울시가 걷지 못하는 부분이 많고, 재산임대수입도 알뜰하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전시성 토건사업과 SH공사를 개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무상급식 해법에 대해 "표를 위해서 재정의 후순위를 끌어당기면 안된다"면서도 "원칙을 갖고 (시의회와) 대화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지난 10년의 잘못에 대해 책임져야 하며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런 과정 없이 변화를 얘기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나 후보는 "10년간 시정에 대해 비판할 점은 있지만 그 시기에는 그런 시정이 적합했다"고 밝히고 "이 전 시장 시절에는 대중교통 체제를 혁신해 선진국에서도 배우고 있고, 오 시장 때는 와이셔츠를 2∼3일씩 입을 정도로 공기 질(質)이 깨끗해졌다"고 반박했다.

이날 장외전에서는 박 후보의 '병역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나 후보 측은 '병역 의혹'을 고리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반면 박 후보 측은 '무책임한 네거티브'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가 작은할아버지의 양손으로 갔다고 주장한 1969년은 박 후보가 만 13세, 그의 형이 만 17세 때로, 형이 병역에 편입되기 한 해 전"이라며 "형이 만 18세가 넘으면 병역에 편입되기 때문에 박 후보를 양손으로 입적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1969년 4월 작은할아버지 아들의 사망 통보를 받고 대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며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나라당은 반인륜적인 흑색선전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ee@fnnews.com이승환기자

■사진설명=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왼쪽)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10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 각자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범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