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박정규기자】 '황우석 신화'가 부활했다. 황 박사는 17일 이종(異種)간 교배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코요테 복제에 성공하면서 '황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동 등으로 큰 상처를 입은 채 지난 2006년 4월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된 지 5년6개월 만이다.
경기도와 황우석 연구팀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청주랜드에서 사육 중인 코요테의 피부에서 세포를 채취, 복제용 체세포로 배양했다. 배양된 체세포는 핵을 제거한 개의 난자에 이식, 이종 간 복제배아 작성 후 대리모 개의 자궁에 이식했다. 연구팀은 복제배아 이식 후 30일이 지나 초음파 영상진단 기법으로 복제 코요테의 임신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60일 만에 자연분만을 통해 암컷 3마리와 수컷 5마리 등 모두 8마리의 건강한 복제 코요테 생산에 성공했다.
복제된 코요테는 국내는 물론 해외 동물원에 기증된다. 원 서식지인 북아메리카에 방사해 멸종 동물 보존에도 기여한다.
황 박사는 "2004년 복제개 스너피를 복제할 때 1208차례 시도 끝에 1차례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복제성공률이 50%에 달한다"며 "개의 연구를 멸종위기동물인 코요테에 확대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논문조작 사건을 의식한 듯 "한국 최고의 유전자 분석기관에서 이번 복제에 사용된 코요테와 개, 복제된 코요테 간에 유전자가 완전히 매칭된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관련 연구성과를 세계적인 학술지에서 심사 중이지만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가 걸려있어 학술지명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황 박사는 이어 멸종 동물인 '맘모스' 복제를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이속(異屬)간 교배를 통한 동물복제를 시도하고 있다"며 "맘모스와 코끼리는 속이 다르기 때문에 이속 간 복제에 성공한다면 코끼리를 이용, 맘모스를 복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속(屬)은 과(科)와 종(種) 사이의 생물학적 분류 등급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황 박사가 맘모스 복제를 시도할 경우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황 박사의 '부활'에는 경기도의 지원이 있었다. 도는 지난 2009년 8월 황 박사와 바이오연구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연간 5000만원 상당의 연구용 돼지와 사료비를 지원했다. 도의 지원은 당시 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으로 사면초가 상태였던 황 박사에게 큰 힘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김 지사는 "경기지역 축산업이 발달해 있고 황 박사 팀과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판단, 지원을 결정했다"며 "이번 코요테 복제에는 2000만원도 안 되는 돈이 들었지만 엄청난 쾌거"라고 축하했다.
현재 황 박사가 이끄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도는 멸종위기 동물인 리카온(아프리카 들개)을 개를 통해 복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카온을 개를 통해 복제한다면 이속 간 복제에 성공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게 황 박사의 설명이다. 리카온 복제는 올해 6월과 8월 2차례 유산으로 실패했지만 현재 3차 분만을 시도 중이다.
/wts140@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