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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가족이라는 심정으로 실종자 찾아요”

"제 가족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죠."

경찰 창설 66주년(21일)을 맞아 장기 실종아동 찾기의 '대모(大母)'로 불리는 경남 양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유필자 경위(53·여)의 의지는 남다르다.

유 경위는 지난 1975년 5월 순경 공채로 경찰에 투신해 공항과 민원실, 교통·수사·정보 기능 업무를 거쳐 2008년 8월부터 여성청소년 계장으로 근무 중이다.

유 경위가 몸담고 있는 여청계는 최근 3년 동안 보호시설 일제수색 결과 평가에서 전국 1위를 6회, 전국 2위를 2회 차지했으며 이 기간 실종아동 등 270명(아동 113명, 정신지체 및 치매질환자 157명)을 발견하는 뚜렷한 성과와 실적을 일궈냈다.

특히 보호시설 일제수색을 진행하면서 실종아동 등 53명을 가족의 품으로 인계하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유 경위는 "처음 일제수색 기간 보호시설을 찾았을 때 신원불상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이들 중 실종자 가족이 애타게 찾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실종자 찾기에 매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경찰관으로 생활하는 동안 이 업무만은 반드시 끝을 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관할 지역에 있는 신원불상자 350명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과 가족 찾기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20년 전 헤어진 정신지체아 가족을 상봉시키면서 "죽기 전에 너를 한번 보는 게 소원이었다"며 오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는 결심을 더욱 확고히 굳혔다고 유 경위는 전했다.

유 경위의 이 같은 의지와 양산서 여청계의 성과 및 실적 등에 대한 평가가 경찰조직 내부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지난 6월 개최된 '전국여청업무 워크샵'에서 우수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국 일선 지방청과 경찰서에서도 유 경위와 양산서 여청계를 벤치마킹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유 경위는 "앞으로 경찰관으로서 생활이 7년 정도 남았다"며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에 시집 온 외국 여성들의 가출신고 등에도 관심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pio@fnnews.com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