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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프랑스시장에서 1435대를 판매, 전년 같은 달보다 22.1% 증가했으며 기아차는 2219대로 11.5% 늘어났다. 이는 경쟁차종을 압도하는 품질보증 기간과 평의사양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인기 배경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관세인하 및 비용절감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한 것이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기아차 수출 1000만대 달성 당시 부두에서 선적을 앞두고 있는 모습. |
유럽의 재정위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유럽연합(EU) 자유뮤역협정(FTA)의 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유럽시장에 진출해 품질이 검증된 업체를 중심으로 대형 바이어와의 신규 계약 체결이 진행되고 있고 유럽 글로벌 기업의 경우 한·EU FTA를 계기로 아시아의 주요 부품 소싱처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EU FTA 체결 이후 유럽시장을 허브로 활용해 터키 등 제3국에 무관세로 재수출하거나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통관 방식 간소화를 통한 행정비용 감소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유럽 기업들이 요구하는 국제인증 획득 등의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규 바이어 발굴 및 확보 사례
한국타이어는 세계 7대 타이어 제조 회사로 2005년 폴크스바겐(VW) '골프' '뉴비틀'에, 2008년 아우디 'A3' 등에 타이어 공급하고 있다. FTA 발효로 관세가 소폭 인하(기존 4.5%→3.3%)되긴 했지만 현지 공장 공급비율이 80%, 한국산 수입이 20%로 관세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유럽에 타이어를 수출하는 국가 중 FTA를 체결한 나라는 한국뿐이기 때문에 3년에 걸친 단계별 철폐에 따른 관세 효과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향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따라 한국타이어는 올해 BMW 소형차 브랜드인 ‘Mini’와 중소형차에 공급계약을 맺었고 현재 복수의 프리미엄 명차 회사와 신규 거래를 위한 협상에 돌입한 상태이다.
이탈리아 전력 기자재 업체인 안살도사는 FTA 발효 이후 관련 품목의 관세 철폐로 내년부터 아시아 부품 소싱처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전환할 계획을 수립 중이다. 안살도사는 기술력은 있으나 대외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한국의 중소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품목별 세부 사항을 정리한 뒤 한국 업체 방문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한국 중소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안살도사와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협력관계가 맺어질 경우 기술제휴 등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예상된다.

■행정비용 감소 등 기타 긍정적 효과
자동차 부품의 경우 FTA 발효로 관세가 즉시 철폐돼 가격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수출 확대 또는 주문·문의 증가는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부품을 만드는 영신금속 관계자는 "통관절차 측면에서 FTA 체결 전까지는 관세 때문에 수출물량을 보세창고에 보관하고 바이어에게 운송시마다 통관하는 방식이었다"면서 "FTA 체결 후 수출물량 전체를 통관, 일반창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변경함으로써 여러 번에 나눠 하던 통관절차를 한 번으로 간소화함으로써 행정비용은 줄었다"고 말했다.
탄산칼륨, 수산화칼륨 등 제조업체인 유니드화학은 "FTA 발효로 유럽 화학업계에서 한국산에 대한 관심이 종전 대비 높아졌다"며 "EU 측은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 가격경쟁력이 있는 한국산 수입원료를 다시 터키 등으로 재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EU FTA 체결의 가장 수혜업종인 자동차는 10%(3년 철폐)의 단계적 관세철폐로 시장침체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프랑스 정부의 신차 구매지원 종료와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최근 수요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현대·기아차의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프랑스자동차공업협회(CCFA)에 따르면 현대차는 9월 프랑스 시장에서 143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2.1% 증가, 점유율 0.8%를 기록했으며 기아차는 2219대로 11.5% 증가, 1.3% 점유율을 보였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품질보증 기간(5년 및 7년)과 대폭 강화된 편의사양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런 인기 배경에는 FTA 발효에 따른 관세인하 및 비용절감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는 기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한·EU FTA 발효로 인해 수년 내 유럽지역 수출차량에 대해 관세가 사라지면서 가격경쟁력은 물론 한국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도 한층 높아졌다"며 "특히 유럽 현지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부품사들 역시 관세 혜택을 보게 됨에 따라 이들의 경쟁력도 높아지게 됨은 물론 국내 부품사들의 유럽 지역 진출도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수출이 증가한 자동차 등은 관세 인하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이고 수출 감소 품목들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의 경기 둔화 영향이 컸다"며 "단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품목의 시장 확대 효과가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skangfnnews.com강문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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