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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비준안 전격 처리] 컬러TV·LCD모니터 등 한국산 8628개 관세 철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한국산 컬러 TV(5%)와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5%) 등에 대한 미국 측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출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에 대한 관세(2.5%)도 한·미 FTA 발효 4년 후에 철폐된다.

수출경쟁력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는 점진적 관세인하 혹은 즉시 철폐로 보다 싼 값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2011년 10월 현재 9900원 하는 체리 200g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24%인 관세가 즉시 철폐돼 7984원에 수입할 수 있게 된다.

22.5% 관세가 부과되는 미국산 돼지고기 삼겹살(1㎏)은 10월 현재 1만3000원이지만 10년 후 관세가 철폐되면 1만612원에 수입된다.

한·미 FTA는 경제성장과 고용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관세철폐 효과로 수출입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5.66% 상승하고 35만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되면 그 즉시 미국은 컬러 TV 등 한국산 8628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대미 수출품목의 82.1%에 해당하며 수출액 기준으로는 85.5%에 달하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부품 등 9061개 품목(전체 품목의 80.5%)의 관세를 철폐한다.

자동차 관세는 지난해 12월 있었던 재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 철폐 기간이 연장됐다. 당초 즉시 철폐였던 양국 간 승용차 관세의 경우 미국은 관세를 한·미 FTA 발효 4년간 유지한 뒤 없앤다.

우리나라도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8%)를 한·미 FTA 발효 즉시 4%로 인하한 뒤 4년 후에 완전 철폐한다. 다만 자동차 부품에 대한 양국 간 관세는 한·미 FTA 발효 즉시 없어진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대미 수출 증가로 GDP 및 고용이 늘어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경제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후 15년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연평균 12억9000만달러, 수입은 7억1000만달러 늘어나 대미 무역수지가 5억7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와 전기전자는 향후 15년간 연평균 생산액이 각각 2조8813억원, 2조49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농수산업 부문의 향후 15년간 생산감소액은 농업 12조2000억원, 수산업 4000억원 등 12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으로 급락 가능성이 있는 내년 경기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최대 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내년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상품수출입이 한·미 FTA 발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민간소비는 0.1∼0.4%, 설비투자는 최대 0.4%, 상품수출은 0.2∼0.4%, 상품수입은 0.1∼0.2%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 관계자는 "한·미 FTA는 관세인하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출입 규모를 모두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며 "품목별로는 특히 자동차, 전기·전자 등에서 대미 수출 증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교역확대로 인한 소비와 투자증가 효과를 고려할 경우 한·미 FTA는 내년 경제성장률 0.1∼0.3%포인트 제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교역액은 지난해 기준 902억달러에 달한다.
한때 세계 최대 교역국이었던 미국은 현재 5위 교역국으로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총수출액이 498억달러(수출 비중 10.7%)의 엄청난 시장이다.

수입은 404억달러(총수입액의 9.5%)로 9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로만 따지면 매년 수십억달러의 흑자를 내왔다.

/ktitk@fnnews.com김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