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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여전법 19조 1항 憲訴에 ‘반색’

금융당국이 지난 23일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의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19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내심 반색하고 있다. 이번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의 헌법소원 청구로 1만원 이하 소액결제 거부 방안을 재논의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신용카드 1만원 이하의 소액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여전법을 개정하고자 했지만 일부 정치권과 여론이 '소비자의 권익 침해'라며 반대하면서 무산됐었다.

여전법 19조 1항은 '신용카드 가맹점이 신용카드로 거래한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조항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당국은 이 조항이 위헌으로 판결될 경우 즉시 여전법 개정과 더불어 소액결제 거부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7일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여전법 19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추진하는 만큼 연내에 추진될 신용카드 구조개선 대책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무분별한 카드 발급을 막기 위해서라도 소액결제 금지 방안은 재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소액결제 거부 방안으로 가맹점들의 부담을 줄이고 수수료 인하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가맹점들은 불과 몇 천원짜리 물건을 팔고 카드로 결제하면 밴(VAN)사와 카드사에 대한 수수료 지불로 남는 것이 별로 없다고 불만을 제기해왔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등 직불카드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만큼 소액결제를 직불카드에만 한정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도 "직불카드의 소액결제 활성화를 위해 카드 사용 포인트를 1.5배 더 주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여전법 19조 1항이 위헌 판결을 받는다고 해도 19조 3항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 19조 3항은 신용카드와 현금의 이중 가격제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이중 가격제는 카드결제 가격과 현금결제 가격을 다르게 매기는 것이다. '1만원 이하 소액결제 거부'가 허용된 이후 상거래 시 고객이 1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굳이 카드 결제를 요구할 경우 소상공인들이 가격을 올려받을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maru13@fnnews.com김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