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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38병’이 ‘49병’으로 둔갑…송년회 바가지 주의

종합병원 직원 A씨는 최근 열린 송년회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고깃집에서 회식 후 계산서를 보니 회식인원은 30명인데 냉면 36그릇이 주문된 것으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한 느낌이 든 A씨가 확인해 보니 먹지도 않은 냉면 11그릇, 소주 11병, 음료수 등이 과다청구 돼 있었다. A씨가 항의하니 주인은 “직원들이 잘못 센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많은 인원이 식사를 하다보면 착오가 생길 수 있긴 하지만 정도가 심해 고의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송년회 회식 때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말 송년회가 잦아지면서 일부 업소가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등의 사례가 드러나 주의가 요구된다. 회식 등에서 술에 취하거나 분위기에 집중하느라 계산서에 신경쓰지 않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얼마 전 친구들과 송년회를 열었던 B씨도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 술값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 것 같아 술병ㆍ뚜껑 갯수 등을 세어본 결과 먹지도 않은 맥주 5병이 청구돼 있었던 것. B씨는 “실수라고 했지만 확인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계산하고 갔을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심한 경우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처벌 받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6월 전남 순천에서는 유흥주점 주인 강모씨가 술 취한 손님들을 상대로 10개월 간 9300여만원을 과다청구해 징역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지난 2005년 수원에서는 가짜 양주를 100만원에 팔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피해를 입을 뻔한 소비자들은 개개인이 신경쓰기 힘든 회식 자리일 수록 ‘총무’ 등을 지정해 계산서를 잘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치킨과 맥주를 먹은 후 계산서에 3만원이 과다청구 된 적이 있었다는 C씨는 “술을 좋아하지 않거나 쉽게 취하지 않는 친구에게 처음부터 총무를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일부 비양심적인 가게들 때문에 대다수 양심적인 가게들마저 의심 받는 상황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가지 요금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여겨지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접수하거나 상담 신청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다.

/humaned@fnnews.com 남형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