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손발저림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손발저림은 증상에 따라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신경과 권기한 교수는 16일 "손발저림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저림 증상에 해당하는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 손발저림은 갑자기 시작
뇌졸중에 걸리면 손발저림이 갑자기 시작된다. 어제까지 괜찮다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손발이 저리거나 식사 전까지 괜찮다가 식사 후에 저리는 것이다. 또 손발저림과 같은 감각 증상 외에 힘이 빠지는 운동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뇌졸중 환자 중에는 수근관증후군과 비슷하게 손가락에 저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 외에도 입술 주위에도 저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입술과 동시에 손가락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손만 저리면 수근관증후군
컴퓨터 자판을 많이 치거나 뜨개질, 설거지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사람의 경우 새끼손가락을 제외환 손가락만 저리면 수근관증후군일 가능성이 많다. 이는 손목 부분에 신경(정중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그곳의 신경이 눌려 오는 병이다. 당뇨, 갑상선기능 저하증, 이물질 침착, 관절염 등이 있을 때에는 손목을 많이 쓰지 않아도 올 수 있다. 일단 수근관증후군이 생기면 엄지손가락을 비롯해 인접 두 손가락이 저리거나 통증을 느끼며 이러한 증상은 밤중에 심해져 환자는 잠에서 깨어 손을 털거나 주무르게 된다. 심해지면 손에 있는 손바닥 근육이 마르게 되고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진다.
■발만 저리면 당뇨나 술, 발목 염좌
발등은 괜찮고 발바닥만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발목을 삐거나 했을 때 발목 부분을 지나가는 신경이 눌렸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당뇨병이 있거나 술을 마셨을 때도 손발 저림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대부분 저린 증상이 양쪽 발가락부터 시작하고 점차 발목 그리고 무릎을 향해 저린 감각이 상승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특히 이렇게 상승되는 저린 감각이 무릎까지 올라올 때쯤 손가락도 함께 저리기 시작하는 특징을 보여 다른 손발저림을 보이는 원인과 구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디스크병으로도 손이나 발 저림이 오기도 한다. 특히 목디스크는 엄지와 검지 혹은 중지에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다리 옆쪽과 뒤쪽이 저리면 척추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디스크병 때문에 생기는 저린 증상은 기침을 하거나 용변을 볼 때처럼 힘을 쓰거나 하면 심해진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책상다리를 오래 하고 있으면 역시 다리가 저릴 수 있는데 이는 무릎 부분에서 신경(비골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때에는 디스크병 때문에 생기는 다섯번째 요추신경근에 이상이 있을 때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필요하다.
■어떻게 치료하나
문진과 각종 검사를 통해 손발저림의 원인이 밝혀지면 각각의 원인에 따른 치료 방향이 설정된다. 뇌졸중이 원인이라면 뇌졸중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질혈증 등)를 치료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디스크병이 원인이면 경부나 요부의 인장 등의 물리치료와 수술 등이 고려된다. 수근관증후근은 손목을 쉬게 하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로 치료한다.
발목을 지나가는 신경이 눌릴 때는 수근관증후군과 마찬가지로 발목 부분을 수술,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히는 수술을 하게 된다. 또한 당뇨나 술 등이 원인인 손발저림은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사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며 금주와 비타민제 투여를 병행한다. 이 외에 치료를 위해 진통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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