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오는 19일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나라당 사령탑에 5년6개월 만에 복귀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박근혜 색깔'을 입혀 총체적인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체제의 출범이 임박하면서 새로운 지도체제에 친박(친박근혜)계를 배제해 '친이(친이명박)-친박'의 계파 해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천개혁을 위해서 다선 중진의원들이 앞장서 불출마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계 모임으로 분류되는 선진사회연구포럼과 여의포럼이 각각 오는 19일과 20일에 있을 송년회를 겸한 모임에서 해산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오는 20일께 친박 의원들이 모여 '친박 해체'를 공식 선언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친박 독식'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친이계가 국정 운영을 일방적으로 하고 인사도 독식,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했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 쇄신을 위해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사도 포함돼 있다.
당장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윤상현 의원은 친박계의 '2선 후퇴'를 제안했다. 박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해 온 이정현 의원도 '대변인격'이라는 직책을 내려놓았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제는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계파는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면서 "친박들도 박 전 대표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이제는 옆으로 물러날 때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친이계 쪽에서는 박 전 대표가 불이익을 주지 않을까 우려를 할 텐데, 계파의 종식을 여러 분야에서 선언할 것이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아마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비대위를 포함한 당내 주요 당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비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비대위를 포함해 당직을 일절 맡지 않고, 계파 모임을 해체하는 게 '2선 후퇴'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의원들 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를 놓고서도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불출마 선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역할에 내년 총선 공천 문제도 담겨 있는 상황에서 자칫 계파 챙기기에 고민할 여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친박계 불출마'를 주장하는 이유다.
박 전 대표는 공천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당의 가장 모범적인 카드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친박계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당의 소수파로 지내면서 온갖 마음고생을 다했는데 이제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비판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ch21@fnnews.com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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