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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골프장 야간조명 사용 금지는 위법”

에너지 수급 안정을 이유로 골프장의 야간조명 사용을 금지한 정부의 고유가 대책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하종대 부장판사)는 22일 K레져산업 등 36개 골프장 업체가 야간조명 금지조치를 최소하라"며 지식경제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야간조명 금지로 골프장들은 성수기인 4∼10월 매출액이 상당히 감소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속적으로 매출액이 감소하면 업체들은 종업원을 휴직시키거나 해고하는 등 감축경영을 위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에서 야간 영업을 위해 사용하는 전력량이 전국 발전량이나 예비 발전량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사용시간대도 하절기 전력수요가 몰리는 시간대가 아닌 점, 동절기에는 야간영업 자체를 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골프장 야간영업이 전력 수급에 큰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유가가 최고 배럴당 140.7달러까지 올라갔던 2008년에도 민간부문에는 강제 조치 없이 권고만 취하고도 에너지 수급 안정이 저해되지 않았다"며 "경제사정과 국민생활수준을 고려해보더라도 권고조치나 가격인상을 통한 수요억제 등의 조치로 수급을 조절하는 대신 민간부문 시설이용 자체를 제한하는 게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지경부는 지난 3월 에너지 사용제한 공고를 통해 실외 골프장 코스에 설치된 조명타워의 점등을 금지했다. 이에 골프장 운영업체들은 법원에 에너지사용제한조치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동시에 처분을 바로 정지해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같은 재판부는 지난 6월 이들이 지경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골프장 야간영업이 전력 수급에 큰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며 본안판결 선고 때까지 야간조명 금지 조치의 집행을 정지토록 결정한 바 있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