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한국워킹맘연구소 공동기획] 선배 워킹맘이 후배 워킹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20~30대 워킹맘은 아직 어린 자녀들을 키우랴, 집안일 하랴, 회사일 하랴 언제나 몸이 열개라도 부족하다. 요즘 젊은 아빠들이 예전 아빠들에 비해 육아와 집안일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겐 언제나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
수많은 20~30대 워킹맘들이 육아 때문에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닐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2012년. 지금보다 사회적 제도나 편견 때문에 더 힘들었던 과거에도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았던 선배 워킹맘들이 후배 워킹맘들에게 육아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워킹맘연구소(소장 이수연)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성빌딩에서 우먼타임즈 출신의 자유선진당 홍보마케팅 함영이 국장과 부천교육연대 사무국장 출신 자유선진당 여성국장 장경화 국장, 출판사 나무발전소 김명숙 대표, 윤스터디 윤현주 원장, 방송작가 민경미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선배 워킹맘이 후배 워킹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워킹맘 화 다스리기'를 주제로 '제9회 워킹맘의 통큰 수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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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한국워킹맘연구소(소장 이수연)는 지난 18일 제9회 '워킹맘의 통큰 수다 - 선배 워킹맘이 후배 워킹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진행했다. 선배 워킹맘들이 후배 워킹맘들에게 육아 노하우를 전수하는 자리가 됐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 “절대 물러서지 말고 일을 하라”
자유선진당 홍보마케팅 함영이 국장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세 아이를 키웠다. 시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줬지만 기자
생활의 특성상 야간 취재가 잡힐 때는 일하는 중간에 빨리 들어와 아이를 동생에게 맡기러 가기도 많이 했다. 그러나 끝까지 일을 놓지 않았다.
“딸들이 6~7살일 때 남편과 나, 시어머니 모두 나갈 일이 생겼다. 결국 우리는 6~7살 두 딸에게 목을 막 가누기 시작한 막내를 맡기고 일을 보러 나갔다. 일과 가정에 고민한다면 가정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일을 하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절대 물러서지 말고 일을 하라.”
또한 함 국장은 지금 젊은 워킹맘들에게 ‘다음세대를 위한 평등을 교육하는 엄마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금 워킹맘들은 자녀들에게 평등을 교육했으면 좋겠다. 맞벌이를 할 수 있는, 남녀가 평등할 수 있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맞벌이는 맞살림이 기본이라고 교육해야 다음세대 워킹맘이 이 얘기를 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아기가 0살이면 엄마도 아빠도 0살, 공부하라”
출판사 나무발전소 김명숙 대표는 30대 후반 첫 아이를 낳고 늦은 나이에 워킹맘의 고충을 알게 됐지만 책을 통해 워킹맘의 스킬을 키울 수 있었다고 했다.
“첫 아이는 할머니가 키워주셔서 잘 몰랐다가 올해 5살 된 둘째를 키우며 육아가 힘든 것을 알게 됐다. 책을 만들면서 위로가 됐다. 다른 워킹맘들이 아이를 편하게 키우는 노하우가 담긴 책을 내고, 읽게 되면서 공부를 했다. 저자가 이렇게 말했다. ‘아기가 0살이면 엄마도 0살’이라고, 나도 하나씩 배워가는 것인데 너무 좌절했던 것이다.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엄마로서 가져야 할 스킬들에 대해 팁을 얻었다.”
김 대표는 아이를 키우기 위한 환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오게 된 동네가 성미산 공동육아 마을이다. 공동육아를 통해 방과 후에 아이를 키우며 마을을 가꾸는 곳이다. 엄마들끼리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엄마는 일하고 싶은데 아이 때문에 집에 가야하는 상황들을 이런 환경을 만들어 이렇게 고치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윗집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데 아이 목욕도 도와주시고 밥도 챙겨주셨다.”
◇ “자식을 나의 소유가 아닌 객관화 시켜라”
자유선진당 장경화 여성국장은 20대 초반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 “20대를 생각하면 암울했던 것 같다. 10년 후에 ‘내가 조금만 젊었더라면…’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를 내 자식이지만 내 소유가 아니라 나이와 관계없이 하나의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객관화시키는 연습을 했다.”
아이가 너무 완벽하기를 바라지 않고, 틀 안에 아이를 가두지 말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합의하고 소통하며 키운 것.
“고1때 아이가 하도 공부를 못해서 선생님이 ‘엄마는 안그런데 너는 왜 그러니?’하고 혼냈더니 아이가 ‘선생님, 엄마와 저를 객관화 시켜주세요’라고 답했다더라. 이후 아이는 오기로 공부를 하더니 성적이 올랐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도 상대에게 오픈된 마음으로 소통하려는 습관으로 살고 있다.”
◇ "내가 변해야 아이도 변한다"
영어학원 윤스터디 원장인 윤현주 대표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자신이 교사임에도 외동딸을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일은 쉬운데 육아는 너무 힘들었다. 일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딸을 방목하면서 키웠다. 일이 너무 좋아서 딸보다 학생들을 좋아했던 것 같아 딸에게 미안한 적도 있었다. 일하는 엄마 때문에 딸과 부딪히면서 나를 변화시킬 생각은 없고 분하고 속만 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는 나를 닮아 있었고, 내가 변해야 되는구나라고 깨달았다.”
그래서 윤 원장은 명상과 자기계발을 하며 변화를 시도했고, 좋은 엄마가 되는 연습을 했다. “장 국장님과 반대로는 나는 딸과 나를 분리하는데 힘들었다. 성공과 스피치를 위한 긍정 마인드에 대해 2년 정도 공부를 했다. 임종체험을 하는데 아무 생각이 안나고 딸 얼굴만 떠올랐다. 임종체험을 다녀온 후 딸에게 ‘너가 참 힘들었었겠다’라고 말했더니 딸이 펑펑 울었다. 그 말이 우리를 변화시켰다. 딸에게 ‘너는 왜 그래?’ 라고 말하기보다 ‘너도 그래?’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찾았다.”
◇ “워킹맘이여, 홀로움을 즐기는 시간을 가져라”
올해 대학 신입생 딸을 둔 민경미 작가는 1986년 KBS에서 방송생활을 시작한 방송작가다. 민 작가는 워킹맘은 자신의 화를 다스리는 법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킹맘의 문제는 내가 힘들어도 괜찮은 척해야 하는 것이다. 돈도 벌어야 해 애들도 신경써야 해 스트레스 가중치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워킹맘이 상처받고 집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은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아이들은 언제나 씩씩하다고 생각한 엄마가, 강하다고 생각한 엄마가 어느 순간에 더 이상 에너지가 없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게 된다는 것.
“아이를 위해 감정을 조절해 상처를 극복하는 여우같은 여자가 되길 바란다. 상처를 풀 수 있는 길은 내 상처와 독대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내 감정에 리더가 돼 스트레스를 다스릴 줄 아는 여자가 되길 바란다. ‘홀로움’이라는 말이 있다. ‘홀로 느끼는 외로움’이라는 뜻의 합성어다.
슬프거나 아프거나 할 때 외로움을 즐기라는 말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했다면 이제부터는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덜 아플 수 있는 방법이다.”
워킹맘연구소 이수연 소장은 “워킹맘들의 고민을 듣다보면 육아로 인해 일을 관둬야하나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들이 굉장히 많다. 오늘 선배 워킹맘들의 조언이 젊은 워킹맘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자리가 됐길 바라며 워킹맘이 자신의 화를 다스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ssy@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신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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