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기금 증액에 앞서 유럽이 먼저 유럽 구제금융기구 기금을 확충해 방어벽을 확실히 쌓아야 한다고 미국 재무부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라엘 브레너드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보는 이번 주말(25~26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유럽 채무위기 문제가 다시 논의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IMF는 현재 유럽 채무위기를 비롯해 각국의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5000억달러(약563조원) 기금 증액을 준비 중이다.
유럽은 늘어난 기금이 유럽 채무위기에 지원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과 비유럽 국가들은 IMF가 유럽 위기에 너무 깊숙이 발을 담그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미국 등 비유럽 국가들은 유럽이 먼저 자금을 동원해 채무위기가 유로존 3위, 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방화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1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도 IMF는 당초 예상과 달리 1300억유로(약193조원) 가운데 10%인 130억유로만 담당키로 해 유로존의 부담을 크게 늘린 바 있다.
브레너드 차관보는 유럽이 얼마나 많은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규모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한 유로존 회원국들의 의지"를 금융시장이 확신할 수 있을 만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이같은 방화벽은 "완전히 활용가능"해야 하며 비상시 은행 재자본화와 각국 재정의 요구에도 자금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레너드 차관보는 "IMF가 유럽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해야 한다고는 보고 있지만 IMF 재원이 강하고 신뢰할만한 방화벽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유럽의 대응이 명확해지면 G20 역시 IMF 재원의 활용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해 유럽이 자금을 확보한 뒤에야 IMF 자금 지원이 뒤따를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오는 3월초로 예정된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방화벽 확충을 확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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