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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초 섬광 이용, 원자상태 측정 성공

아토초 섬광 이용, 원자상태 측정 성공

 국내 연구진이 아토초 시간대의 섬광을 이용해 매우 빠르게 변하는 헬륨 원자의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자연계의 다양한 초고속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아토과학 시대를 열어준 성과로 주목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카이스트(KAIST) 물리학과 남창희 교수(사진) 연구팀이 아토초(1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 엑스선 펄스(섬광)와 펨토초(1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헬륨 원자를 광이온화하고, 이 때 발생한 전자의 파속을 측정해 광이온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10억분의 1초를 1나노초라고 하고 10억분의 1나노초를 1아토초라고 한다. 전자가 움직이는 과정을 정지 화면으로 찍어 관찰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아토초처럼 극미세 세계를 보여주는 찰나의 과학이다.

 광이온화란 아토초 펄스를 이용해 아토초 영역에서 레이저나 연엑스선(의료용 엑스선보다 파장이 약간 긴 엑스선)을 광원으로 원자를 이온화한 것으로, 초고속 자연현상에 속한다.

 이번 성과는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와 고성능 광전자 계측장비로 이룬 결실로 주목된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원자와 분자 내부에서 일어나는 초고속 현상을 계측하고, 원자와 분자의 상태를 조절하는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자연계의 초고속 현상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2일 소개된다.

 한편 연구팀은 지난 2010년 고차조화파(고출력 펨토초 레이저와 기체 원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된 연엑스선 광원)를 이용해 세계에서 가장 짧은 60아토초 펄스를 생성한 바 있다.

허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