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교육시장에서 교육업체 간에 상호 시너지효과를 노린 '짝짓기'가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콘텐츠 등에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들 교육기업의 협력은 업무협약의 초보적인 단계부터 공동 창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20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교육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이미 다양한 기업이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교육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리면서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콘텐츠 제휴로 시너지 제고
교육기업 간에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콘텐츠 제휴다. 학습지업계의 선두주자인 대교는 영어교육기업인 정상JLS와 지난해 자기주도 영어교육사업에 대한 공동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대교의 자기주도학습관인 '눈높이러닝센터'에 최적화된 영어교재 및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키로 했다.
눈높이러닝센터에 제공할 자기주도식 영어학습 프로그램은 정상JLS의 특화된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영어학습 및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에 대비한 콘텐츠로 구성할 예정이다. 대교는 눈높이러닝센터의 체계적인 학습관리시스템을 통해 품질 높은 영어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교 관계자는 "자기주도식 영어학습 서비스는 교육업계 최초로 브랜드 컨버전스 형태로 추진하는 것으로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반 교육기업인 휴넷은 한국능률협회와 함께 전문경영인(CEO)을 위한 온·오프라인 통합 인문학교육인 'CEO문사철 클럽'을 오는 4월 말 론칭할 예정이다. 휴넷이 지난해 론칭해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문사철 100클럽의 온라인 및 모바일 서비스와 한국능률협회의 격주 경영자 조찬 서비스를 묶은 프로그램이다.
휴넷은 또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교육 과정에 대해 능률교육, 파고다, 윈글리쉬, 다락원 등 전문교육회사와 콘텐츠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더존E&H는 오프라인 영어교육업체와 자사 온라인 화상영어를 서비스하는 업무제휴를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교육환경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온라인 화상영어 업계에서 자리를 구축한 더존E&H는 오프라인 영어교육센터를 운영하는 톨에듀코리아와 업무를 제휴, 자사 온라인 화상영어서비스를 공급한다. 모든 서비스는 인터넷 기반으로 진행되며 교육센터의 수업은 1대 4 소그룹 화상수업과 온라인 학습을 실습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노하우 공유 공동창업 활발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동창업을 하는 기업도 있다. 입시정보 제공업체로 유명한 진학사는 분석수학으로 유명한 수학교육 전문기업 MPDA와 '논리수학' 브랜드를 지난해 11월 론칭했다. '블랙박스'라는 이름을 달고 고등학교 참고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진학사의 교육콘텐츠를 MPDA의 수학교육 시스템에 접목한 것이다. 인터넷 기반으로 제공되는 논리수학은 수리인적성 테스트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을 정밀 진단하고 학생 개인에게 맞는 최적 강좌를 설계해 제공한다.
학습진도 순서에 따라 취약한 유형의 변형문제들을 집중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완전 이해학습을 목표로 하는 논리수학은 통합적 사고 학습으로도 풀리지 않는 변형 문제를 원격교사들의 도움을 직접 받아 풀 수 있게 한다.
논리수학 황성환 부사장은 "기존에 각 회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공동 창업을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창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어 훨씬 경제적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 덕분에 타당성 검토부터 브랜드 론칭까지 1년 안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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