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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에 외국인 자금 밀물

아시아의 새로운 '용(龍)'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외국인 자금이 밀물처럼 들어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1·4분기 인도네시아에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자금은 51조5000억루피아(약 56억달러·6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토종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은 이날 같은 기간 자국 기업들이 설비확장 등에 쓴 돈이 19조7000억루피아로 1년 전에 비해 4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경제 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딛고 일어선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우뚝 섰고,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최근 이 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14년 만에 처음 투자적격 등급으로 높여 잡았다.

WSJ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자국 산업 보호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다 기반시설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외국인들은 강력한 성장세를 더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1996년 이후 최고인 6.5% 성장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성장률도 6.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타 위르자완 인도네시아 무역장관은 "이러한 수치가 인도네시아의 긍정적 거시전망과 투자매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향후 더 많은 투자 유치를 위해 규제 체제를 손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취한 조치들은 적잖은 우려를 사고 있다.
정부는 자국 광산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광산 운영 10년째 되는 해에 지분 51%를 자국민에게 양도하도록 했고, 구리를 비롯한 일부 원자재는 아예 수출을 금할 방침이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조치들이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경제와 투자 유치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를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최근 정부 정책을 문제 삼아 신용등급을 높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신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