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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부정축재불똥,중 지도층으로 튈까



【베이징=차상근특파원】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그와 주변 친인척들의 막대한 축재과정에서 상당한 권력남용을 했을 것이란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양극화심화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는 가운데 터진 최고위층 인사의 부정부패상이 자칫 민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중국 내외 언론 등에 따르면 외신과 인터넷 등으로 전해지고 있는 보시라이 가족의 막대한 축재비리 소식에 대해 중국 서민들은 "과연 보시라이만 그럴까"라며 냉소를 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보 전 서기의 형제와 처형 등이 보유한 재산이 최소 1억6000만달러(약 182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타이완 중국시보는 중국 공산당 보시라이사건 전담 소조가 보의 일가족이 해외에 1억달러 이상을 갖고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보시라이 사건을 정치권력투쟁으로 비치는 것을 막기 위해 그의 개인사건으로 국한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시라이 주변의 엄청난 축재비리가 드러나자 이를 대중으로부터 차단하고 민심을 무마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저우융캉(周永康) 정치국 상임위원을 조사중인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허궈창(賀國强)은 23일 지난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고급 간부의 기율위반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 강화하고 일반 서민생활주변의 부패문제 해결도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스웨덴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총리는 현지 교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보시라이 사건을 의식한 듯 "중국은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를 지향하며 공정한 수입분배야말로 사회안정의 기초"라며 "특히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소득분배에 대해 관심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보시라이는 실각 몇 주 전 '충칭수자원관리회사'를 방문하고 지원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런데 그의 동생인 보시청(薄熙成)이 운영하는 재단은 200만달러 상당의 이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또 보시라이는 랴오닝성 성장 시절인 2003년 성 차원에서 거대 전자업체인 '다롄 다셴'사를 지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보시청이 소유한 기업은 120만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 주식 약 100만주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의 형 보시융(薄熙永)은 홍콩증시 상장사인 중국 국영 광다그룹(光大集團) 부총재로,연봉 20만달러에 지분매각과 스톡옵션으로 1000만달러를 벌었으며 일각에서는 보유주식가치가 2500만달러에 이른다는 설도 있다.

또 보시라이의 처제들은 현재 가치가 4억달러로 추산되는 출판사를 설립해 상당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보과과(薄瓜瓜) 역시 2010년에 자본금 32만달러의 과과테크놀로지를 베이징에 설립해 소유하고 있다.

신문은 보시라이의 가족이 불법자산이 해외로 밀반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보 전서기의 실각 후 그가 다롄시장을 지낼 때 급성장한 다롄스더(實德)그룹 회장 쉬밍(徐明)이 체포됐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중국시보는 보시라이가 전처와의 아들 리왕즈(李望知)를 내세워 중국에서 손꼽히는 정육매장을 운영해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경제사범으로 랴오닝성에 수감돼 있는 그는 홍콩, 베이징, 다롄 등지에서 금융회사에 주로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 연구원 보즈웨는 "보시라이의 실각이 당 고위 간부와 그 아들과 딸, 그리고 부인과 친척들이 축적한 숨겨진 부와 권력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면서 "정말 벌레를 담은 캔을 연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csk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