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남아국가 및 호주 등과 중국을 겨냥해 서태평양 지역 안보 강화를 모색하는 사이 중국이 통가 등 남태평양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각종 사회간접자본과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을 이 지역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은 해양자원이나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에 전략적 요충지로 간주되는 반면 경제력이 대단히 취약한 곳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대외원조국(USAID)을 통한 재정지원액은 지난 2010년 기준 2억달러(약 2200억원)로 5년 전에 비해 3분의 1가량 늘었다. 반면 호주 싱크탱크 로우이 연구소에 따르면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지원액은 지난 2009년 기준 6억달러 수준으로 미국의 3배에 달한다. 지난 2005년 2320만달러 수준에서 26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들 국가 가운데 특히 통가의 경우 대외부채의 62%를 중국에 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봤을 땐 26%에 이른다. 지난 2006년 민주화 시위와 폭동으로 피폐해진 통가 정부는 중국에 손을 벌리기 시작한 것이 빚더미에 앉게 된 원인이 됐다.
어업과 바닐라 등 농업작물 재배가 고작인 통가는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 해도 먹고살 일자리가 빈약한 탓에 계속 중국 지원에 얽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모아 역시 대외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나 되는데 그 가운데 12%를 중국에 지고 있다. 쿡아일랜드의 경우 GDP 가운데 19%에 달하는 대외 부채 가운데 4%를 중국에 지고 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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