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중국에 석유를 수출하면서 위안으로 결제하는 것을 수용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석유 수입금지(엠바고)와 유럽 채무위기 등이 겹치며 세계 시장에서 위안 등 아시아 통화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이란 석유 엠바고 여파에 따른 이번 결정으로 이란은 중국에 석유를 수출해 위안을 받고, 그 돈으로 중국산 재화를 사들이게 됐다.
중국의 이란산 석유 수입 규모는 연간 200억~300억달러 수준이다.
두바이 한 은행의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금융위기가 서양에서 동양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다"면서 "미국의 이란 석유 엠바고 같은 조처는 거래통화로서 위안의 위상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위험을 줄이고, 달러 보유 비중도 낮추기 위해 교역 상대국에 위안 결제를 유도하고 있는 중국의 바람이 국제 정세와 맞물려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은행들이 이란과 직접 거래하지 못하게 되면서 러시아 은행을 통해 석유수출입 대금을 주고 받던 중국과 이란은 위안 결제 허용으로 이같은 비싼 수수료 부담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한편 핵개발 중단을 요구하며 이란산 석유 엠바고에 나선 미국의 조처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연초 중국의 양대 이란 석유 수입업체인 주하이 전롱이 정제 능력이 없는 이란에 휘발유 선적을 중개한 혐의가 있다며 제재한 바 있고, 일본, 한국, 인도, 중국 등 이란산 석유의 60%가 넘는 물량을 수입하던 국가들에도 압력을 넣어 이란 석유 수입을 줄이도록 했다.
인도는 이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이란산 석유수입을 더 줄이라는 요구를 받았다. 인도 역시 이미 자국 통화인 루피로 이란에 석유수입 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