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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안심한우 판매점 마장동 진출.. "우회적 상권 장악" 상인 반발 거세

농협 안심한우가 전통시장 인근 상권 진출이 확실시되면서 중소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올 초부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의 강제휴무 등까지 진행되고 있는 터라 농협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협 안심한우의 육가공업체 협력사인 '태우그린푸드'가 서울 마장동 축산물 시장 인근에 이달 중순 오픈할 예정이다.

태우그린푸드는 사실 마장동에서 25년째 육가공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2009년 농협과 손잡고 안심한우 브랜드에 대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농협 안심한우'의 가공과 유통만을 전담하고 있다. 1년에 3000여마리의 한우를 유통하다가 지난해 그 규모가 6500마리로 늘면서 이번에 6층짜리 신사업장을 짓게 된 것.

그러나 인근 상인들은 "농협이 우회적으로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태우그린푸드의 신사옥 입주를 반대하고 나섰다. 한 달 전부터 시장 내에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걸고 궐기대회를 가졌다. 그럼에도 농협 측에서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자 '마장축산물시장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마장축산시장조합)의 조합원과 상인들 400여명이 최근 서대문역 근처에 있는 농협중앙회 본사까지 와서 반대 시위를 했다.

마장축산시장조합의 이명근 이사장은 "농협이 몇몇 대형 육가공업체와 결탁해 브랜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장축산시장조합에 들어와 육류의 유통과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장악하려 한다"며 "조직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영세상인의 터전인 전통시장에 잠입하려는 농협의 태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장축산시장조합의 한 조합원은 "이전부터 몇몇 업체들이 소규모로 안심한우를 유통해온 것을 알지만 이렇게 큰 규모로 시장 근처에 들어오면 결국 영세한 상인들을 다 죽이고 말 것"이라며 "거래처나 소비자들이 안심한우만 선호하고 우리는 외면하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과 태우그린푸드는 '마장동 상인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태우그린푸드의 엄은영 실장은 "시장상인들은 신축건물이 농협 안심한우전문점이라고 인식하는데 사실 육가공장을 확장한 것"이라며 "1층도 '농협 안심한우' 판매점이 아닌 주차장이고 신사옥에 단 간판에도 농협과 관련된 브랜드 로고 하나 없다"고 말했다.

농협 축산판매본부 안심축산분사 이진홍 사업부장은 "태우그린푸드의 신축 건물은 농협의 소유가 아닌 개인 협력업체 사유재산으로 농협에서 직접 나서서 상인들의 불만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며 "안심한우로 마장동축산시장상인들을 위협하기 위한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박지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