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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철통 경호속 '테러 참사' 아웅산 묘지 전격방문

【양곤(미얀마)=전용기기자】미얀마를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아웅산 테러' 참사의 현장인 아웅산 국립묘지를 전격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얀마 옛 수도인 양곤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와 단독 면담과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곧바로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았다.

지난 1983년 10월9일 북한이 저지른 '아웅산 테러' 참사가 일어난 이곳은 전두환 대통령의 버마(현 미얀마)방문을 수행한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장관 등 17명이 북한 공작원이 설치한 폭탄에 목숨을 잃었다. 이기백 합참의장 등 15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그러나 정작 테러의 대상이었던 전 전 대통령은 숙소에서 예정보다 3분 늦게 출발한 덕에 사고를 모면했다.

이 대통령은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묘비가 있는 계단을 직접 올라가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적혀진 조화 앞에서 묵념을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나는 미얀마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아웅산 묘지를 찾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여기에서 우리나라 고위 관료 17명이 희생된, 20세기 역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던 곳"이라며 "가족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역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웅산 국립묘지 방문은 이 대통령이 직접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아웅산 국립묘지 방문은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이라며 "대통령이 오늘 직접 결심하고 아웅산 국립묘지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아웅산 국립묘지의 전격 방문은 철통같은 경호 속에 이뤄졌다.

특히 '암살대응팀'(CATㆍCounter Assassination Team)으로 불리는 요원들이 밀착 경호를 했다.

이들은 미얀마의 수도인 네피도 공항에서 전용기가 이륙할 때부터 이 대통령과 함께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탑승했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병력이 전용기에 탑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 요원들은 양곤 공항에 도착해 이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려올 때부터 밀착,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미얀마 정부도 이 대통령이 움직이는 동선 50m 마다 무장병력을 촘촘히 배치해 긴장감이 흘렀다. courag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