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을 앞두고 출제유형과 수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예비시험이 17일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전국 주요 고교에서 치러졌다. 서울 삼선동 경동고 학생들이 시험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난이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뉘어 고2 학생들을 대상으로 17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예비평가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 수준이거나 약간 어렵고 출제영역은 교과서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학년도 수능 수험생들은 지망하는 대학이나 계열, 모집단위별로 어떤 유형을 요구하는지를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출제영역 교과서 위주 전환
17일 일선 교사들과 입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예비평가에서 국어의 경우 A형과 B형의 난이도 격차는 크지 않았다. '지필 평가'와 '독서'는 모두 비교적 쉬운 편이고 '작문'은 새 유형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문학' A형은 무척 쉬웠고 B형은 다소 까다로웠다. '독서'는 약간씩 까다로웠다. 이번 시험에서는 단독 문항이 많아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한 수험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제영역은 전반적으로 교과서 위주로 전환돼 화법, 작문, 문법 문제가 지난해 7문제에서 15문제로 늘었다. 반면 비문학 지문은 지난해 6개에서 5개로 줄었고 A.B형의 지문 내용도 달랐다. 문항수도 지난해 21문항에서 14~15문항으로 줄었다.
서울 원묵고 곽혜윤 교사는 "듣기평가가 없어진 대신 화법이 강화됐다"며 "학생들은 문학이나 독해에 치중하기보다는 작문과 화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은 체감적으로 더 어려웠다. 이번 예비평가에서 수학 A형의 출제 범위는 수학Ⅰ과 미적분, 통계 기본이고 수학 B형의 출제 범위는 수학Ⅰ과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였다. 복잡한 계산이나 훈련된 공식을 적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보다는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종합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을 출제했다는 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명이다.
특히 A형과 B형의 출제 범위 및 수준 차를 고려해 각 30문항 중에서 수학Ⅰ 5문항(5지선다형 3문항, 단답형 2문항)을 공통으로 출제해 현행 수능보다 공통문항의 수를 축소했으며 공통문항의 문항 번호 배치를 A.B형에서 달리했다.
원묵고 최은자 교사는 "수학시험은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지만 계산형 문제가 늘어 학생들은 시험이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는 읽기 평가가 줄어든 대신 듣기 평가가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듣기 평가는 22문항으로 종전 17문항에서 5문항 늘었고 읽기는 23문항으로 종전 33문항에서 10문항이 줄었다. A형은 실용영어, B형은 기초 학술영어의 소재와 지문을 활용해 출제됐다.
A.B형은 내용 영역, 총 어휘 수, 지문당 단어 수, 구문의 복잡도, 지문 이해의 난이도, 문항 유형 등에 차이를 두고 출제했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최성수 타임입시연구소장은 "지난해 수능보다 A형은 많이 쉬웠고, B형은 다소 까다로웠다"면서 "관건은 대폭 비중이 늘어난 듣기 평가이므로 수험생들은 EBS 연계율 등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망대학 요구 유형 파악해야
종로학원 김명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예비평가는 A.B형으로 개편되는 수능시험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대학별 반영 방식이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2014학년도 입시에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art_dawn@fnnews.com 손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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