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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민영화 난항.. 내년 균형재정 어렵다"

정부가 내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조원 규모의 공기업 지분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5일 발표한 '2012년 수정 경제전망 및 재정분석' 보고서에서 정부는 낙관적인 경제 및 세수전망, 세외수입 실현 가능성에 기초해 목표로 잡은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행정부가 2013년 균형재정을 위해 정부보유 공기업 지분매각을 집중 편성(10조원)한 것으로 보이나 국회예산정책처는 민영화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아 전망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2015년 이후 경기하강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지출 확대, 재정부담, 지정학적 요인 등을 고려해 경기 상승기인 2013∼2014년에 재정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규 의무지출이 생기면 그와 같은 규모의 기존 지출을 삭감하거나 세수를 증가시키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복지지출의 확대는 세대 간 형평성, 근로유인 효과, 지출 효율성 측면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국 등 불투명한 대외여건으로 인한 수출둔화와 내수부진 등을 고려한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7%로 가장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3%로 가장 낮게 보고 있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가 올해 하반기 이후 2014년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5년 이후에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하강 원인으로는 국내외 금리 인상 압력 증가, 일자리 창출 지연,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을 꼽았다.

2012∼2015년 4년간 총수입은 연평균 6.2% 증가해 2012년 341조4000억원에서 2016년 433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정부 계획보다 29조8000억원 낮은 수치다.


2012∼2016년 총지출은 연평균 4.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의무지출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복지 관련 의무지출은 2012년 53조7000억원에서 2016년에는 73조2000억원으로 19조5000억원 증가하고 이 가운데 3조6000억원(19%)은 노령인구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