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갑부들이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서 또는 정치적인 불안감에 자국을 떠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는 29일(현지시간) 세계의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들이 자국에 반드시 거주하지 않고 있는 추세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다 더 안전한 재산관리를 위하는등 현실적인 생각에 과감히 타국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국제이민 및 세무전문 변호사 데이비르 레스페랜스는 "과거에는 부자들이 이색적인 경험이나 흥미에 끌려 이민을 갔지만 이제는 재정적인 이유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세금을 덜 낼기위해 국적을 포기한 해외 미국인이 1700명으로 지난 2009년 대비 2배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을 공동창업한 에두아르도 새버린도 포함됐다. 새버린은 지난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연수입이 100만유로(약14억원)이 넘는 시민들에게 소득의 75%를 세금으로 부과하겠다고 하자 부유층들이 스위스와 영국, 싱가포르로 이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또 프랑스 사회에서 부유층들을 보는 시선이 부정적인 것도 해외로 이주를 추진하게 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밖에 러시아와 중국, 브라질등 신흥국가의 부유층들도 부와 자신들의 가족을 지키고 저조한 경제성장, 시장과 정치의 불안으로 영국이나 미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있다.
영국 런던에는 러시아 백만장자 약 1000명이 거주해 '런던그라드'라는 신조어가 생겼으며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치도 그 중 하나다.
런던 부동산 업계와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러시아인들이 런던을 안전하고 문화적인 도시로 인식하고 있으며 부자들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안을 더 크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자들의 미국이민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배가 넘는 약 2000명이 투자를 조건으로 하는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정착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부자들이 반드시 세금 때문에 자국을 떠나지 않으며 문화와 교육, 기후를 고려해서 행선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레스페랜스는 미국의 부자들 경우 반드시 세율이 낮지만은 않은 일부 유럽국가로도 옮기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CNBC는 앞으로 부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일부 국가들끼리 감세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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