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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걱정마"…'캣본드' 안전자산 급부상

'캣본드(cat bond)'로 불리는 대재해 채권(catastrophe bond)이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캣본드의 투자 수익률은 재해 피해의 규모에 따라 결정되는데 올해는 허리케인 시즌이 예년보다 조용히 지나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여름마다 대서양 연안을 쏙대밭으로 만들었던 허리케인이 올해는 모처럼 잠잠할 것으로 예상했다. 허리케인 피해 보상을 위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던 보험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손실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발행하는 게 바로 캣본드다. 보험사들은 캣본드를 통해 잠재적인 손실 위험(리스크)을 투자자에게 떠넘길 수 있다. 투자자들은 위험 부담을 지는 대신 일반적인 채권처럼 고정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올 헤리케인 시즌이 예년보다 조용하게 지나갈 것이라는 전망은 캣본드에 대한 투자 심리 역시 자극하고 있다. 캣본드의 채무불이행(디폴트)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탄탄한 수익률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캣본드는 최근 변동성이 커진 주식이나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정크본드),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위스 재보험사 스위스리에 따르면 올 들어 캣 본드의 총수익률은 2.1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3%에서 큰 폭으로 반전했다. 지난해 수익률이 이렇게 떨어진 데는 연초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악재가 됐다.

WSJ는 지난 1일까지 1년 사이 캣본드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7.6%로 미국의 'BB' 등급 정크본드(5.5%)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7%)를 압도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고로 캣본드 대부분은 신용평가에서 'BB' 등급 회사채와 같은 범주에 포함된다.

캣본드의 수익률이 크게 뛰자 수요도 급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캣본드 판매액은 벌써 34억달러(약 3조9700억원)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수요가 늘자 보험사들은 캣 본드 발행량을 대거 늘리고 있다. 일례로 미 뉴욕증시 다우지수에 편입된 유일한 보험사인 트래블러스는 당초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로 계획했던 캣본드 발행액을 최근 2억5000만달러로 늘렸다.

raskol@fnnews.com 김신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