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업체 피치가 7일(현지시간) 스페인 신용등급을 'A'에서 정크 본드 직전 단계인 'BBB'로 3계단 강등했다. 피치는 또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밝혀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도 예고했다.
피치는 스페인 은행부문 구조조정과 재자본화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등급 강등 배경으로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피치는 스페인 은행부문을 회복시키는데 600억유로에서 최대 1000억유로(약 88조~14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스페인 경제는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막대한 대외부채로 인해 스페인은 그리스 위기상황 지속에 따른 위기 전염에 특히 취약한 상태가 됐다"고 평가했다.
성명은 또 "스페인 정부의 재정 유연성이 크게 줄어 은행 부문 구조조정을 위한 결정적 개입 능력을 제한하고 있고, 외부 금융지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아울러 이날 등급 강등 원인 가운데 하나로 "유럽 차원의 정책 실패"도 꼽았다.
"신뢰할만한 유로존 구조개혁 비전이 없고, (낮은) 금융 방화벽으로 스페인 등 이른바 주변부 국가들이 자본 이탈에 취약해졌으며 적절한 자금 조달 접근도 제한됐다"고 성명은 지적했다.
한편 이날 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강등 발표 전에 진행됐던 20억유로 국채 경매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19%포인트 내린 6.08%에 거래돼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음을 시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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