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동일 기자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30여년간 한 우물만을 파온 정통 '하나맨'이다. 첫 직장이 하나은행의 모태인 한국투자금융이었고 기업금융 부문, 가계금융 부문 부행장을 두루 거쳐 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과감한 변화보다는 기초를 더욱 단단하게 닦는 초석이 되겠다는 김종준 행장을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만났다.
대담= 신홍범 금융부장
"프라이빗뱅킹(PB) 명가로 불리던 하나은행만의 강점을 되살리고 서민들을 위한 금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습니다."
김 행장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은행권 후발 주자로 하나은행의 성공가도를 이끌어 준 PB 부문에 대한 아쉬움이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하나은행 하면 PB'를 바로 떠올릴 만큼 자산가들로부터 인정받아왔다. 핵심 인재들이 다른 은행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음은 물론이다. 다른 은행들도 점차 PB 부문에 전력하면서 이제 하나은행을 바짝 뒤쫓고 있다.
그는 "우수한 PB들이 지점장, 부서장으로도 빠지고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서 전문성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뛰어난 PB는 지점장보다 더 좋은 대접을 해주면서 잡무에서 해방시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PB센터 인원을 확대하고 관련 상품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백업(뒷받침)해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확실한 비교우위를 지속해나가겠다는 게 김 행장의 복안이다.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서민금융에 대한 하나은행만의 계획도 설명했다. 먼저 서민전담 창구의 개설이다. 김 행장은 "이달 중 서민고객들을 위한 서민전담 창구를 3곳 만들어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며 "시범적으로 설치한 뒤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서민 대상 소액신용대출 지원, 프리워크아웃 자체 대출상품 출시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자금이 급한 서민을 위해 연 8~14%대의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연체기간이 짧은 연체자에게는 조건에 따라 최장 10년 만기로 상환할 수 있는 대환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여타 시중은행보다 한층 강화된 지원 대책임은 물론, 높은 은행턱을 낮춘 전담창구를 통해 서민도 쉽게 은행을 이용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은행마다 보수경영, 비상경영 체제로 들어가고 있는데 하나은행은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나.
▲경비절감, 신규사업의 사업성 검토 등 비용통제에 힘쓰는 한편, 향후 발생 가능한 변수를 예측하고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를 준비해 위기상황 발생 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저원가성 예금 확대에 주력해 취임 전보다 금액 기준 20% 이상 확대했고 앞으로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해외 진출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기본적으로는 외환은행과 한가족이 되면서 서로 상호 보완하는 체제로 갈 것 같다. 서로의 강점을 잘 살리면 시너지도 발휘될 것으로 본다. 하나은행은 최근 미얀마에 현지사무소 개설 인가 신청서를 냈다. 베트남에도 지점 신청서를 냈고 인도 사무소 개설도 검토 중이다. 성공적인 현지화로 실적이 나오고 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화교벨트 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특히 기존 은행들과는 달리 해외에서도 PB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홍콩, 싱가포르 등 선진금융 국가에서 현지 자산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가 미국 동포은행인 브로드웨이 내셔널은행(BNB)을 인수하면서 미국에서의 영업도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는 해외에서 더욱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30여년간 한 우물만을 파온 정통 '하나맨'이다. 첫 직장이 하나은행의 모태인 한국투자금융이었고 기업금융 부문, 가계금융 부문 부행장을 두루 거쳐 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과감한 변화보다는 기초를 더욱 단단하게 닦는 초석이 되겠다는 김종준 행장을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만났다.
■ 대담 = 신홍범 금융부장
"프라이빗뱅킹(PB) 명가로 불리던 하나은행만의 강점을 되살리고 서민들을 위한 금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습니다."
김 행장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은행권 후발 주자로 하나은행의 성공가도를 이끌어 준 PB 부문에 대한 아쉬움이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하나은행 하면 PB'를 바로 떠올릴 만큼 자산가들로부터 인정받아왔다. 핵심 인재들이 다른 은행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음은 물론이다. 다른 은행들도 점차 PB 부문에 전력하면서 이제 하나은행을 바짝 뒤쫓고 있다.
그는 "우수한 PB들이 지점장, 부서장으로도 빠지고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서 전문성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뛰어난 PB는 지점장보다 더 좋은 대접을 해주면서 잡무에서 해방시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PB센터 인원을 확대하고 관련 상품을 다양화하는 것은 물론, 백업(뒷받침)해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확실한 비교우위를 지속해나가겠다는 게 김 행장의 복안이다.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서민금융에 대한 하나은행만의 계획도 설명했다. 먼저 서민전담 창구의 개설이다. 김 행장은 "이달 중 서민고객들을 위한 서민전담 창구를 3곳 만들어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며 "시범적으로 설치한 뒤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서민 대상 소액신용대출 지원, 프리워크아웃 자체 대출상품 출시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자금이 급한 서민을 위해 연 8~14%대의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연체기간이 짧은 연체자에게는 조건에 따라 최장 10년 만기로 상환할 수 있는 대환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여타 시중은행보다 한층 강화된 지원 대책임은 물론, 높은 은행턱을 낮춘 전담창구를 통해 서민도 쉽게 은행을 이용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사에 대한 원칙이 있다면.
▲원칙적으로는 주인정신을 갖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발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친구라도 똑똑하면 더욱 위로, 나이에 비해 진급이 뒤처졌더라도 그에게 맞는 일이 있다면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하나은행은 원래 작은 조직에서 출발했다. 출신, 학력, 성별 등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능력만 있으면 성공했기 때문에 조직이 발전할 수 있었다. 공평하고 공정하게,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능력으로 평가받는 은행이 바로 하나은행이다. 오히려 내부적으로 승진이 결정됐더라도 청탁 같은 게 들어오면 누락시켜 버린다.
─하나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달리 노사관계, 즉 노동조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노사관계는 쉽지 않은 사안이다. 하나은행은 과거부터 노동조합을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발전적 소통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대화를 해왔다. 이는 하나은행의 창업정신인 '자주, 자율, 진취' 중 각자가 일과 회사의 주인이라는 공동체 정신인 '자주정신'과 맥을 같이하는 사례다. 노사간 서로 입장이 다르고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평상시 서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노사가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해 나간다면 서로가 윈윈하는 상생의 노사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은행의 가치와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은행과 임직원의 발전을 위해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국내 은행 중 하나은행은 매트릭스 체제를 가장 먼저 갖췄고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트릭스 체제 도입 후의 성과는.
▲먼저 그룹 내 비즈니스유닛(Business Unit)별 시너지가 활성화돼 고객의 편의가 매트릭스 시행 이전보다 증대됐다. 각 계열사별 상품, 채널 및 공통 마일리지, CRM 등을 활용해 그룹 내 계열사 간 상호 연계영업이 증대됐다.
물론 매트릭스 제도를 시행하지 않아도 시너지를 낼 수는 있으나 고객별로 분화된 BU 내에서 집중화된 시너지 관리를 통해 더욱 향상될 수 있었다.
'하나의 회사(One Company)'라는 인식의 확산은 더욱 중요했다.
BU 제도를 운용하기 위해 BU와 CC(Corporate Center)의 역할을 정의하는 등 기본 운용 체계를 정립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각 법인 간 인력교류가 확대되고 공통 연수 및 공통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이 보다 많아져 그룹을 하나의 회사처럼 인식하게 됐다.
임직원 간 친밀도가 높아진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정리=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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