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선대위 구성에 앞서 대선 전략의 밑그림을 짤 대선기획단을 구성했다.
기존의 대선기획단과 달리 '사령탑' 격인 단장 없이 기획위원들이 공동으로 기구를 이끌어가는 수평적 체제로 짜여졌다.
이날 발표된 1차 기획위원단은 3선의 노영민 박영선 의원, 3선 출신의 김부겸 전 의원, 이학영 의원 등 당내 인사 4인이다.
이른바 친노 핵심 그룹은 포함되지 않아 문 후보의 '탈(脫)친노'를 통해 화합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명의 기획위원 가운데 노 의원과 이 의원은 경선 캠프 당시 각각 공동선대본부장, 직능본부장을 맡았지만 친노 색채가 옅은 인사들로 분류된다.
박 의원과 김 전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특정 캠프에 몸을 싣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박 의원은 경선 막바지에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문 후보측 진선미 대변인은 인선 배경에 대해 "문 후보가 지향하는 '변화'의 키워드에 가장 부합하는 인사들"이라고 전했다.
노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캠프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이, 지난해 10ㆍ26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박 의원의 경우 대여 투쟁력과 대중적 인지도, 개혁성 등이 발탁요인으로 감안됐다.
김 전 의원은 지난 4ㆍ11 총선 당시 불모지인 대구에 출마하는 등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섰다는 점이 1차적 중용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 원장과의 단일화 국면에 대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민사회 진영의 대부'로 통하는 초선의 이 의원에게는 시민사회의 창구 역할이 부여될 전망이다.
3선 출신의 다른 기획위원과 달리 선수가 파괴된 케이스다.
노 의원은 충청, 김 전 의원은 대구, 수도권이 지역구인 박 의원과 이 의원은 출신이 각각 경남, 호남이어서 지역 안배 요인도 어느정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기획기구에 단장직을 따로 두지 않는 등 수평적 형태로 운영키로 한 것은 '소통과 동행', '개방성'을 강조한 문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벽을 넘는다'는 뜻에서 대선기획기구의 이름도 캠프 명칭으로 사용됐던 '담쟁이 기획단'으로 일단 정해졌다.
문 후보측은 '열린 기구'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외부 인사에 대한 추가 인선도 서두르고 있다.
하루이틀 내에 시민사회 출신 등 2명가량을 추가로 임명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후보가 직접 영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영입 0순위'로 꼽힌다.
이번 대선기획기구는 19일 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를 겸한 1차 회의를 갖고 향후 활동 계획 등을 점검한다.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한 문 후보의 선대위는 당내외 인사를 다양하게 아우르는 형태로 추석 전 진용을 드러낼 전망이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