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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캠퍼스 금주령’ 도입 앞두고 찬반 논쟁

대학가 ‘캠퍼스 금주령’ 도입 앞두고 찬반 논쟁

정부의 '캠퍼스 금주령' 도입을 앞두고 찬반 여론으로 인해 학내 갈등이 일고 있다. 대학생들은 보건복지부가 입법을 추진해 이르면 내년 4월 도입될 캠퍼스 내 음주 금지법안을 두고 '대학생 자치권 박탈'이라는 반대측과 '건전한 캠퍼스 문화 정착'이라는 찬성측으로 엇갈리고 있다. 반면 국민 여론은 캠퍼스 내 음주는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캠퍼스 내 음주금지 법안 도입을 앞두고 대학가가 혼란스럽다. 이런 가운데 한국외대가 교내에 주점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장학금을 삭감하기로 가장 먼저 나섰다. 한국외대는 최근 교무위원.학과장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 학생과 교직원 등에게 공지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최근 학내 주점은 트럭으로 장비와 술을 들여오고 음악을 트는 등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며 "이번 선언은 학습 여건 조성을 위한 교육적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을 축제를 앞두고 내려진 '금주령'에 학생들 의견은 엇갈렸다.

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들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합의로 해결해야 할 사안을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자치권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서울 계동 현대 사옥에 위치한 보건복지부 청사 앞 보도에서 학생단체인 '청년대선캠프' 소속의 대학생 30여명이 고기를 구워 먹으며 맥주, 막걸리 등을 마시는 '술판 시위'를 벌였다. 캠퍼스 내 음주를 금지하는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시위에는 청년대선캠프가 준비한 맥주와 막걸리 20병이 동원됐다. 청년대선캠프 선대위 관계자는 "대학 캠퍼스 안에서 술을 전혀 못 마시게 하는 것은 자유를 상징하는 대학 문화를 사라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캠퍼스 내 음주를 고수하려는 대학생들의 이번 시위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대부분 냉소적이다. 네티즌 채찬수씨는 "학내 음주를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반값 등록금 정책을 펼치는 것은 전형적인 복지예산의 낭비정책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민들래'는 "술을 마시는 것이 대학문화의 상징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