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세계서 소비되는 술 30%가 가짜.. 업체들, 매년 10억달러 손실 입어

글로벌 주류업체들이 가짜 술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시아와 동유럽에 위스키와 보드카, 럼을 비롯한 술을 위조한 제품이 크게 늘면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자 대형 주류업체들이 파악에 들어가고 위조할 수 없는 포장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코에서는 최근 수주 동안 30명이 메탄올이 들어간 가짜 럼을 마시고 목숨을 잃었으며 위조된 제품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서도 거래되면서 관련자 50명이 구속됐다.

세계 3대 주류 제조사인 브라운-포먼과 페드노드 리카르드, 디아제오는 개발도상국 정부들이 자국 암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법 밀주를 단속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브라운-포먼의 최고경영자(CEO)인 폴 바르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세계 주류의 3분의 1은 몰래 제조된 제품들로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르노드 리카르드 CEO인 피에르 프링게는 "그동안 밀주 제조범들에게 낮은 벌금을 부과하는 데 그쳤는데 중형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코 정부는 지난 9월부터 알코올이 20% 이상 포함된 주류의 판매와 수출을 중단시켰다. 가짜 술은 주로 값이 싼 보드카나 럼이 많은데 체코는 병제품에 새로운 라벨을 부착할 때까지 판매와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로 주말 술판이 벌어지기로 유명한 체코에 원정을 오는 영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이 줄어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가짜 주류 제품 증가에 대해 업계에서는 높아진 주류세를 탓하고 있다. 실업률이 높은 상태에서 값이 싼 가짜 술이 시중에 더 많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알코올정책센터는 현재 세계에서 소비되는 주류의 30%가 가짜로 업체들이 매년 10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거둬들이지 못하는 세금 또한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국제주류제조연맹(IFSP) 회장 데이비드 볼트는 "신흥시장에서 가짜 주류 제조자들이 수거된 빈병에 공업용 알코올 등 마실 수 없는 물질을 넣어서 유통업체에 판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빈병을 수거하는 시장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IFSP는 현재 30개국에서 가짜 주류 거래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유럽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주류 제조업체들은 제품 라벨을 위조할 수 없도록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비워지면 알코올을 다시 주입할 수 없는 병마개를 개발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가짜 주류 제조자들도 갈수록 영악해져 고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