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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손짓하는 ‘기회의 땅’ 을 가다] (下) 경기 회복세 보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

[한국기업 손짓하는 ‘기회의 땅’ 을 가다] (下) 경기 회복세 보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경제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벗고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아부다비 칼리디아 지역에서 호텔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되는 모습을 한-UAE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탑승한 헬기 위에서 촬영했다. 사진=전용기 기자

【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연합)=전용기 기자】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의 중심지 중 하나인 칼리디아 지역에선 곳곳에 빌딩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아부다비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7성급 호텔인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과 도로 하나를 마주 보며 호텔 두 곳의 신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근에 이미 완공된 호텔과 서비스드 레지던스(serviced residence) 등을 합하면 칼리디아가 새로운 호텔 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만큼 아부다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처럼 아부다비는 한때 두바이에 양보했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계기로 UAE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토목건설 공사 위주의 두바이와 달리 아부다비는 원유.가스가 생산되기 때문에 토목건설은 물론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도 진행되고 있어 한국 건설기업의 주목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부다비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UAE 전체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벗고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UAE 경제위기 벗고 회복세

UAE는 지난 1971년 7개 에미리트(토후국)가 연방을 구성한 이래 아부다비 출신인 '자이드 대왕(Zayed the Great)'의 개인적 신망과 에미리트 간에 석유 수입의 적절한 안배를 통해 굳건히 유지해 왔다. 지난 2004년 자이드 대통령의 사망 직후 장남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UAE 대통령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UAE도 어려움에 봉착했다. 특히 두바이는 국가부도 위기로까지 몰렸으며 아부다비로부터 긴급 지원을 받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비록 두바이 사태 이후 UAE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최근 긍정적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UAE 중앙은행은 두바이의 경기 회복, 아부다비의 경제 성장, 전반적인 소비 증가 등을 토대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했다.

실제 최근 코트라(KOTRA)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UAE에서 철강 제품의 소비량이 800만t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UAE 건설업은 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10.6%에서 2016년 GDP의 11.2%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부다비 중동 중심지 재부상

UAE가 이처럼 회복세를 타고 있는 것은 아부다비의 역할이 크다. 아부다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두바이 채무 조정을 위해 250억달러를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이는 UAE 전체 원유의 9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부다비가 원유와 가스를 내세워 UAE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제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두바이는 물론 아부다비에도 두 차례의 경제위기로 인해 중단돼 있는 공사들이 아직 많이 있다. 아부다비의 사무실 공실률도 두바이의 35% 정도보다는 낮지만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다비 시내에는 완공된 빌딩은 물론 공사 중인 빌딩에도 임차인을 찾는 거대한 플래카드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비록 아부다비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예전의 모습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건설 UAE 아부다비지사 정준호 영업팀장은 "아부다비 건설시장은 2013년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며 2014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라며 "경제위기를 벗어나면 유가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예정된 공사도 본격 발주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AE 건설시장 성숙기 돌입

건설시장을 중심으로 한 UAE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선 원유 가격이 회복돼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석유화학플랜트 공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발주를 진행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유가가 100달러 이하로 떨어진 2008년 말부터 2009년, 2010년 발주된 공사가 취소되는 것은 물론 이미 진행한 공사의 대금도 못 받는 일이 벌어진 경험까지 있다.

내년부터 UAE의 건설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지만 신규 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현지의 판단이다. UEA 건설시장이 성숙기에 달했고 이미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다.

정준호 팀장은 "평범한 오피스 빌딩은 현지 건설업체들이 더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석유화학플랜트공사도 입찰할 경우 10곳이 입찰하면 이 중 한국 업체가 7~8곳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건설업 이외에 다른 곳으로 시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보건진흥원과 UAE 통합군 간 '의료서비스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만큼 한국 의료업체들에 UAE가 기회의 땅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한.UAE 양국 간 원전 협력이 수십 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전 기자재 업체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courag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