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은 제25회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현재 우리나라 누적 HIV 감염인 수는 총 8542명이다. 지난해에만 888명이 신규로 감염됐다.
에이즈 같은 심각한 병이 아니더라도 성 관련 질병들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실제로 성매개 질환의 감염자들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2011년,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성 매개 감염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총 남자 4669명, 여자 3703명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10대부터 성관계를 시작하는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3월 국립암센터가 '2012 통계로 본 암 현황'을 통해 발표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성관계 경험율을 살펴보면, 성관계 경험이 한 번 이상 있는 학생은 2005년 4.8%에서 2010년 5.3%로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특성화고의 경우 2010년도에는 성관계 경험 학생의 비율이 13.4%까지 나타났다. 성관계 시작 연령이 빨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성 매개의 질환의 노출 위험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다른 질병들과 달리 성과 관련된 질병은 특성상 병원을 찾거나 주변에 말하기가 쉽지 않아 만성 감염 및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방법은 없을까.
성병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올바른 피임기구 사용이 중요하다. 콘돔을 사용할 때에는 유통기한 내의 제품을 한다.
그러나 성병은 단순한 피부접촉, 임신 중 태반을 통해서도 전파되는 경우가 있고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크기가 0.008~0.33μm에 불과해 콘돔(4μm)을 사용해도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와의 성접촉을 금해야 하고, 성경험을 하기 전에 가급적 서둘러서 HPV 예방 백신을 접종해야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다양한 생식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 가다실과 서바릭스 두 종류가 있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자궁 내 사마귀, 질암 등 적응증 범위가 높은 반면 서바릭스의 경우 HPV 바이러스 중 가장 발병율이 높은 16형과 18형에 대한 예방 효과가 높다는 점이 다르다.
■HIV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흔히 에이즈(AIDS_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라고 불리는 '후천성 면역결핍증' 유발한다. HIV 감염인은 면역결핍으로 인한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에 의한 감염증, 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즉 HIV는 직접 병을 만든다기 보다는 체내에 병원균(항체)이 들어왔을 때 맞서 싸우는 면역체계(CD4+T-cell)를 무너뜨려서 보통 사람들은 기본적인 면역력으로 거뜬히 물리칠 질병에도 저항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에이즈는 질환 발견 초기 불치병으로 여겨져 공포의 대상이었으나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개발 후 환자 대부분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현재는 만성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추세다.
■HPV
생식기 사마귀(첨규콘딜롬)를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여성에게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에 암 및 전암병변을 일으킨다. 특히 HPV-16, 18형은 전세계 자궁경부암 발병 원인의 70%를 차지하며 저위험군으로 분류되는 HPV-6, 11형도 생식기사마귀, 자궁경부 종양,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 등의 질환을 야기한다. 건강보험주요통계 자료를 보면 2010년 한 해 동안에만 자궁경부암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는 무려 3,833명이었으며 총 28,202명의 환자가 자궁경부암으로 인해 진료를 받았다. 또한 HPV는 감염자와의 단순 피부 접촉뿐 아니라 구강을 통해서도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르페스 감염증
성기단순포진(Genital Herpes)를 유발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2형은 (Herpes simplex vorus type2)는 일반적으로 궤양이 없거나 자신이 HSV-2 감염자인지 모르는 상대자와 성접촉을 할 때 발생한다. 1형 바이러스(HSV-1)도 성기 단순포진을 일으킬 수 있지만 주로 입과 입술의 궤양을 유발한다. 헤르페스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나 아시클로버(Acyclovir), 발라시클로버 (Valacyclovir), 팜시클로버 (Famciclovir)와 같은 항 바이러스제를 사용하면 증상발현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
■클라미디아
클라미디아 세균(Chlamydia trachomatis)에 걸린 여성은 2분의 1에서 증상이 없기 때문에 클라미디아(chlamydia infection)는 침묵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비정상적인 분비물이나 배뇨 시 작열감의 증상이 나타나며 감염부위가 자궁경부에서 나팔관으로 퍼지면 복통, 요통, 오심, 발열, 성교 시 통증, 비정상적인 월경출혈 등이 나타난다. 감염된 산모는 미숙아 출산 및 신생아폐렴, 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임질
임질(gonorrhea)은 임질 세균(Neisseria gonorrhea)에 감염될 경우 흰색, 황색 혹은 녹색의 분비물을 만들고 간혹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심각하고 영구적인 합병증으로 발전될 위험을 가지고 있다. 여성은 골반염증성 질환(PID)과 나팔관 손상을, 남성의 경우는 부고환염을 일으켜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4000명의 신생아들이 산모의 치료하지 않은 임질과 클라미다아 감염증으로 인해 실명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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